바람을 타고 초여름의 온기가 전해질 때면 자주 꺼내 듣게 되는 곡이 있다.
곡 하나에 얽힌 무수한 감정과 추억을 누구보다도 자주 들여다보았을 20명의 음악계 인물들에게,
이 계절의 초입에 함께 듣고 싶은 단 한 곡이 무엇인지 물었다. 다채로운 선율로 기억될 나의 여름, 우리의 여름.

20인의 추천곡이 담긴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읽어보길
권한다.

©Marie Claire Korea

토미오카 아이

뮤지션

STRAWBERRIES & CIGARETTES

TROYE SIVAN

고등학교 때 여름방학마다 즐겨 듣던 곡이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떠날 때 밤바람을 쐬며 이 곡을 듣곤 했다. 지금도 악곡을 만드는 중에 숨통을 트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자주 듣는다. ‘괜찮아, 어떻게든 될 거야’ 하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곡이니, 마음이 지치거나 피곤할 때 한번 들어보길 권한다.

©Marie Claire Korea

유겸

뮤지션

©미디어라인

언제나 기다리고 있어

김건모

더운 여름 지치고 힘들 때 잠시 곁에 와 쉬어도 좋다는 위안을 주는 그늘 같은 곡. 까만 밤이 찾아온 한적한 시골에서,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이 곡을 들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다정

뮤지션

THAT SUMMER FEELING

JONATHAN RICHMAN

이 곡의 재미있고 솔직한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보길 바란다. 여름이 오고 있다는 느낌이 확연히 들 것. 조너선 리치먼이 이끈 록 밴드인 더 모던 러버스의 음악을 통학하며 자주 듣던 시절이 있었다. 순수하고 담백한 편곡과 여유로우면도 열정적인 보컬이 마음에 들어 커버 공연을 한 적도 있는 곡이다.

©MPMG

설호승

SURL 보컬 겸 기타리스트

THE MOON SONG (END TITLE CREDIT)

KAREN O

무더운 낮이 지나고 귀뚜라미가 작게 우는 밤이 찾아오면 듣기 좋은 노래. 속삭이듯 흘러나오는 기타 선율과 캐런 오의 목소리를 들으며 누워 있으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가 옆에서 나를 꼭 안아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원할 것 같으면서도, 언젠가는 잃어버릴 것만 같은 아쉬움과 뭉클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곡.

진수영

재즈 피아니스트

EMBARCADERO

PAUL DESMOND

공기 중에 여름 냄새가 감돌 무렵 꼭 찾아 듣는 앨범. 폴 데스먼드의 나른한 색소폰 톤이 에어컨 공기와도, 바닷가에서 낮술 한잔하며 듣기에도 잘 어울린다. 멜로디만 기억나고 곡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 몇 년간 찾아 듣지 못하다 몇 년 전 불현듯 제목이 떠올랐다. 기분이 좋아져 말리부 칵테일을 마시며 제주 함덕해수욕장 해변을 혼자 걸으면서 앨범 전체를 반복해 들은 기억이 생생히 남아 있다. 그 이후 여름이 다가올 때마다 찾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