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사려 깊은 시선과 단정하고 우아한 문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온 백수린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이 출간됐다.

그녀의 이목구비나 실루엣, 목소리의 높낮이와 이름 같은 건 세월 속에 지워졌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얼굴에 일렁이던 특별한 빛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있는데, 그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에서만 볼 수 있는 빛이었다. 사랑에 빠진 상대가 당신을 황홀한 듯 바라볼 때 당신의 눈동자에 비치는 그 빛. 터무니없는 열망과 불안, 기대가 뒤섞인. 지금까지 내가 그걸 기억하고 있는 건, 그녀 옆에서 개리를 바라보던 언니의 얼굴에서도 그 빛을 보았기 때문이다.
<봄밤의 모든 것> 중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찾아온 것처럼, 상실과 허무 사이를 거닐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새로운 책이 세상에 나왔다. 섬세하고 사려 깊은 시선과 단정하고 우아한 문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온 백수린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이다. 사랑과 우정, 상실과 죽음, 그리고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 사이에서 찾아 헤맨 ‘현재’의 의미까지. 세계와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