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6>에 참여한 이지웅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이지웅, ‘종로 02번 버스 운전자 뒷좌석에 뒤통수’, 캔버스에 유화, 25×25cm, 2024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에 내가 경험한 것들, 그 안에서 만난 사소한 대상들을 수집해 기록하고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일상 속 풍경의 변두리에 있는 존재들이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기에 대상의 일부를 오려내어 작업에 담아내고, 이것이 당시의 전체적인 상황이나 환경을 추억하는 좋은 매개가 되어준다.

이지웅, ‘하지 말아야 할 것’, 나무에 유화, 53×40cm, 2024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대상이나 찰나를 수집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나?

매일 아침 다양한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며 타인의 이야기를 수집한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면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을 필름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기록하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질문과 그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적어두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에피소드가 내 작업의 토대를 이룬다.

이지웅, ‘대화의 예열이 필요할 때’, 나무에 유화, 49×55cm, 2024

나무에 유화물감을 칠하는 작업 방식을 택한 계기가 있나?

기억은 왜곡되거나 파편화되기 쉽다. 이 같은 기억의 속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갈라지거나 변형되는 나무와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유화는 단번에 결과물을 얻을 수 없기에 성격이 급한 작가에게도 잠시 생각할 수 있는 틈과 여유를 주는 매체다.(웃음)

이지웅, ‘충정로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계’, 나무에 유화, 59×96cm, 2024

작업을 이어가며 오래도록 붙잡을 하나의 질문이 있다면 무엇인가?

‘왜 모으고, 오리는가?’ 일상을 정해진 타임 테이블에 맞추어 규칙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기에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모으고 기록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행위를 거듭하는 이유를 찾으려 여전히 노력 중이다.

이지웅, ‘주인공이 되는 순간’, 나무에 유화, 120×63cm, 2024

당신의 작품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가닿길 바라나?

각자의 이야기와 상황을 대입해 작품을 읽어주길 바란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낯설게 바라보고, 어떤 장소에 놓여 있는 사물이 어떠한 쓰임새를 가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전시를 더욱 풍부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