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6>에 참여한 추상민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는 건물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분위기와 감정. 건축가가 설계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나 생활 양식에 따라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건축 양식을 ‘버내큘러 건축(Vernacular Architecture)’이라고 한다. 이 개념에 관심을 두고 탐구하고 있다.

버내큘러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반복되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 사소한 차이를 발견하는 데 흥미를 느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건물에는 주차 공간이나 계단이 있지만, 내외부의 환경에 의해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형태를 띤다. 그래서 건축가를 특정할 수 없는 자생적 건물들이 어쩌면 개인, 지역, 나라의 정체성을 내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건축물을 제외한 풍경의 일부분을 단색으로 매끄럽게 칠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엔 우연히 건물을 제외한 풍경을 하나의 색으로 칠해보았는데, 내가 느끼는 복합적인 분위기와 감정을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더라. 다른 세계로 이어진 듯한 감각, 불안과 설렘 같은 양가 감정, 현실에서 느껴지는 복잡성 같은 것을 말이다.

비슷한 건축물을 다르게 바라보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나?
오래 걷는 것. 매일 걷는 거리의 풍경이 날마다 조금씩 변하는 것을 관찰하고,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가며 새로운 공간을 탐험한다. 한 건물을 오래 관찰할 땐, 빛의 각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한 시간을 정해 여러 번 다시 가보기도 한다.

당신의 작업을 어떻게 감상하길 바라나?
작품을 명상하듯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알아채길 바란다. 매일 마주치는 익숙한 풍경 속에서 사소한 차이를 발견하며 작은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