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8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6>에 참여한 박보선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박보선, ‘쉼의 단면’, 캔버스에 유채, 72.7×53cm, 2024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감정. 나는 일상에서 다양한 감정과 관계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순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타인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거리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예상치 못한 작은 순간들에 위로받거나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추상적인 감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려 한다.

박보선, ‘교감’, 종이에 과슈, 51×36cm, 2025

2025 화랑미술제 <ZOOM-IN> 특별전에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이나?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결’을 중심으로 출품작을 선정했다. 이전에 관계에서 느껴지는 단절이나 외로움을 주로 다뤘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경험과 감정이 쌓여 형성된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각 작품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감정의 흐름이 잔잔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박보선, ‘휴식’, 캔버스에 유채, 90.9×65.1cm, 2024

모자이크 기법을 활용해 인물의 얼굴이나 표정이 보이지 않게 작업한 이유는?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과거에는 흑백 모자이크를 활용해 빈 공간을 만들었다면, 요즘은 컬러 모자이크를 통해 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쌓여 하나가 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얼굴과 표정을 지워 감상자가 작품 속 인물에 자신을 투영할 수 있길 바랐다.

박보선, ‘STILL’, 종이에 과슈, 51×36cm, 2024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누구인가?

침대에 나란히 누워 각자 휴대폰을 만지는 두 사람을 그린 적이 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함께 있지만 겉도는 느낌’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한 공간에 있지만, 각자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듯한 감각이 기억에 남는다.

박보선, ‘시선’, 캔버스에 유채, 116.8×72.7cm, 2025

작업을 하며 무엇을 배우나?

나를 이해하는 방법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그동안 해온 작업을 되돌아보면, 내가 여전히 ‘공허’라는 주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깨닫는다. 내가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관람객의 의견을 들으며, 이전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기도 한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계속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