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확장하며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해온 한국 미술 시장.
그 흐름과 함께 호흡해온 국내 갤러리스트들이
2025년, 지금 가장 주목하는 미술계 화두를 전해왔다.

©Yoo Youngkuk Foundation
Courtesy of PKM Gallery
탄소 발자국 줄이기
미술이 동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듯, 기후 위기의 시대에 친환경 실천이 늘고 있다. 작가 강이연은 구글 및 나사와 협업한 ‘Passage of Water’를 발표하며 인류가 직면한 물 부족 문제를 일깨웠고,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스튜디오 작업과 전시 준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탄소 중립을 실천해왔다. 이러한 추세는 작가의 작업뿐만 아니라 갤러리 현장에서도 이어진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4백 개 이상의 갤러리가 ‘갤러리 기후 연합(GCC, Gallery Climate Coalition)’에 가입했으며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찾는 전시 유인물은 종이가 아닌 QR코드로 대부분 대체되었다. 갤러리는 전시 교체 주기가 짧고 다수 아트 페어에 참여하는 만큼 산업폐기물을 많이 배출하는데, PKM 갤러리는 최근 좌대나 선반을 일회성으로 만들고 버리기보다는 원목 또는 모듈 형태로 제작해 재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뜨겁게 불타는 지구를 조금이나마 식힐 수 있기를 바란다. PKM 갤러리 장예란 전시 팀장
기억의 예술
탕 컨템포러리 아트 현시대의 예술은 단순한 회고가 아닌 감각의 재구성에 윤리적 상상을 더하며 ‘기억’, ‘기록’의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탕 컨템포러리 아트는 탈식민, 트라우마 등을 예술적 형식으로 번역해 이 시대의 목소리를 회복하고 있다. ‘기억의 예술’은 역사와 망각의 경계에서 현재의 한 페이지를 써나가는 예술의 창조적 개입이다. 탕 컨템포러리 아트 박혜연 지사장
공생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개인은 외부 세계와 점점 빠르고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양극화, 분열, 전쟁, 기후 위기 같은 전 지구적 문제가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해’, ‘포용’, ‘균형’이 지닌 가치의 재조명과 공동체 의식 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가들은 오늘날 필요한 공존의 감각과 윤리적 사유를 작품으로 구현하고 있다.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 마스터즈에 참여하는 이정지 작가의 ‘○ 동그라미’, 이길우 작가의 ‘All Kinds of Things’ 시리즈 등은 인간 존재와 관계성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담아내는 식이다. 예술을 통해 현 시대의 이슈와 인류의 과제를 함께 사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선화랑 원혜경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