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확장하며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해온 한국 미술 시장.
그 흐름과 함께 호흡해온 국내 갤러리스트들이
2025년, 지금 가장 주목하는 미술계 화두를 전해왔다.

Approx. 165.5×124.4cm, 2020–2021
Courtesy of the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여성 작가의 존재
이전부터 미술계는 여성 작가에 주목해왔지만, 그 관심이 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드러나는 일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여성 작가들이 단순한 호명을 넘어 국내외 현대미술계에서 유의미한 행보를 남긴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다. 국제갤러리 또한 여성 작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최근 몇 년간 김윤신, 최욱경,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등 국적과 세대가 다양한 여성 작가들이 갤러리의 전시장을 찾았으며 그 흐름은 2025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재은,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갈라 포라스 김(Gala Porras-Kim), 장파(Jang Pa)의 개인전뿐만 아니라 최근의 기획전들에서도 여성 작가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국제갤러리 강명주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공존의 경계
오늘의 미술은 자족적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의 격랑과 시대의 감각 속에서 끊임없이 방향을 바꾼다. 자산으로 소진될 위기, 디지털과 AI가 바꿔놓은 감각, 참여를 요구하는 새로운 관객. 이 변화들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미술 생태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전환의 전조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이길이구 갤러리(2GIL29 GALLERY)는 여전히 작가와 대중, 시대의 언어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 ‘공존의 경계’란 곧 안정과 혁신이 부딪치는 현장이자, 미술이 동시대에 균열을 내며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생산적 동력의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시선과 사유의 자리를 열어준다. 이길이구갤러리 백운아 디렉터
미술 중심지 다극화
미술계의 무게중심이 전통적인 서구 도시를 넘어 다층적인 지형으로 서서히 확장되고 있다. 서울, 두바이, 뭄바이, 상하이 같은 신흥 미술 허브들은 고유한 문화와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글로벌 담론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는다.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교차로로서 혁신적인 전시와 교류를 바탕으로 미술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가고 있다. 한편 아트 바젤 카타르의 출범은 미술계가 한때 주변부로 치부한 지역을 중심에 당당히 올려놓는 선언이기도 하다. 미술의 흐름은 이제 한 지점에 머무르지 않고, 다수의 중심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새로운 미래를 예고한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 황규진 총괄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