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면 더 깊고 넓어지는 상상의 우주. SF를 사랑하는 에디터가 선정한 같이 감상할 때 더 좋은 SF 소설과 영화 조합 3.

지구에서 한아뿐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지구인 한아에게 반해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2억 광년짜리 편도 우주여행 티켓을 끊은 외계인 경민. 오직 딸을 구하기 위해 손가락이 핫도그인 우주나 장난감 눈알을 붙인 돌멩이로 존재하는 우주까지 수많은 평행 우주를 넘나드는 에블린.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과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이렇게 무모할 만큼 우주적인 사랑을 그립니다. 이곳이 최고의 세계가 아니래도, 이 모든 게 찰나에 불과하다고 해도, 우리를 기꺼이 우주까지 건너게 하는 사랑. 두 작품은 독자와 관객을 웃기고 울리며 그런 사랑을 끝내 체험하게 합니다.

비눗방울 퐁 & 그래비티

8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비눗방울 퐁>과 영화 <그래비티>는 모두 ‘이별’을 이야기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결과로서의 이별보다 과정으로서의 이별에 집중하는 작품이죠. 떠나간 이의 얼굴을 기억 속에서 한참 더듬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 사실 내가 쓰다듬고 있던 건 나의 얼굴이라는 것을요.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 있는 ‘끝은 시작’이라는 말을 소설은 유쾌하고도 찡하게, 또 영화는 장엄하게 마음에 아로새깁니다. 좀 더 지구에 발붙인 이야기가 좋다면 <비눗방울 퐁>을, 직접 우주를 체험하는 듯한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면 <그래비티>를 먼저 만나 보세요.

그녀가 테이블 너머로 건너갈 때 & 인셉션

소설 <그녀가 테이블 너머로 건너갈 때>와 영화 <인셉션>은 모두 현실과 존재란 무엇인지 묻는 작품입니다. ‘너 없이는 나도 없다’라는 말을 단순한 수사로 여기지 않고, 우주 너머의 우주와 꿈속의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보죠. 당신의 세계는 진짜인가요? 무엇이 그것을 진짜로 만드나요? 두 작품을 함께 본다면 현실과 꿈을 몽롱하게 가로지르는 사랑에 관해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