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한국 첫 개인전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무너진 뒤에 남는 것

유기적 디지털 생태계의 실시간 시뮬레이션과 유기물·무기물·인공물·기계 생성 물질이 층층이 결합된 복합체.
작가 제공, 사진: Jörg Baumann
인류가 직면한 현재와 미래의 위기 속에서 다양한 생명체는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는 이 질문에 오랫동안 천착해왔다.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는 대표작 ‘상상의 종말’을 중심으로 붕괴와 진화, 재생의 순환 속에 놓인 세계를 그린다.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 관객이 마주하는 건 콘크리트 골조가 노출된 아트선재센터 건물과 흙더미로 봉쇄된 출입구다. 작가는 전시장 내부의 온습도 조절 장치까지 멈추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었고, 그 사이로 자연의 빛과 바람이 스며드는 미술관은 하나의 작품이 된다. 전시 공간을 나서는 관객은 믿어온 체계와 질서가 무너진 뒤에 남는 것에 대해 함께 상상하게 된다.

기생 구조물이 부착된 NASA의 ‘R5’ 발키리 안드로이드 재현 및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축소 재현.
작가 제공, 사진: Jörg Baumann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
2025년 9월 3일~2026년 2월 1일
아트선재센터(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