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7분, 파리 심장부에 자리한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에서 나폴레옹 시대의 보석 8점이 도난당하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1998년 유화 도난 사건 이후, 2000년대 들어 처음인데요.

19일 오전 9시 30분(현지 시각), 사건은 드농관(Denon Wing) 1층에 위치한 아폴롱 갤러리(Galerie d’Apollon)에서 벌어졌습니다. 이곳은 프랑스 왕실과 왕관 주얼리를 전시하는 대표 공간으로, 금전적 가치로는 환산이 불가능한 국가유산들이 보관돼 있던 전시실인데요.
도난당한 물품은 티아라, 네크리스, 이어링, 브로치 등 총 8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폴레옹 1세가 아내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네크리스와 1쌍의 이어링이죠. 나폴레옹 3세의 어머니인 마리 아멜리와 루이 필리프 1세의 왕비인 오르탕스가 착용했던 사파이어 티아라와 네크리스, 이어링 한 짝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종교적 상징이 담긴 브로치, 황후 외제니의 티아라와 브로치까지 자취를 감췄죠. 총 9점의 유물이 도난 대상이 되었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황후 외제니의 유산 중 하나인 ‘외제니의 관’은 범행 직후 박물관 외부에서 파손된 채 회수됐습니다.

로랑 누네즈(Laurent Nuñez) 프랑스 내무장관은 “범행이 단 7분 만에 일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수사에 따르면, 전문 훈련을 받은 4명의 조직원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형광색 작업복을 입고 공사 인부로 위장한 채 트럭에 실은 고소작업용 리프트를 이용해 센랑 누네즈(Laurent Nuñez) 프랑스 내무장관은 “범행이 단 7분 만에 일어났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수사에 따르면, 전문 훈련을 받은 4명의 조직원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형광색 작업복을 입고 공사 인부로 위장한 채 트럭에 실은 고소작업용 리프트를 이용해 센강(Seine River) 쪽 외벽 창문에 접근했습니다.
이어 디스크 커터와 그라인더로 1층 창문의 유리를 절단하고 강화 진열장 두 개를 정밀하게 타격한 뒤 침입했는데요. 목표로 삼은 보석 8점을 훔친 이들은 거대한 스쿠터에 몸을 실은 채 사라졌죠. 당시 창문과 진열장에 설치된 경보 시스템은 즉시 작동했지만, 이들의 범행 속도는 그것마저 따돌릴 만큼 치밀하고 신속했습니다.
사전 정찰, 장비 운용, 탈취 동선까지 치밀하게 계획된 정황으로 볼 때, 절도에 가담한 4인은 단순한 절도범이 아닌 체계적으로 훈련된 전문 조직의 소행이라는 정황이 짙은데요. 다만, 루브르 내부의 협조나 정보 유출 등 ‘내부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루브르에서는 1990년대에만 확인된 절도 사건만 5건(1990년 1건, 1994년 1건, 1995년 1건, 1998년 2건)에 달하는데요. 1990년, 상대적으로 금전적 가치가 낮은 고대 로마 장신구 12점이 도난당한 사건 이후 최고 수준의 절도죠. 무엇보다 이번 범행은 단순히 8점이라는 수량을 넘어, 프랑스 왕관 보석 중 핵심 일군만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문화재적 비중이 남다릅니다. 이처럼 역사적·예술사적 가치가 극히 높은 유물인 만큼 재판매나 보석 해체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워낙 식별이 용이하고 유통 경로도 제한적이어서 불법 시장에서도 되팔거나 유통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처음 발생한 도난 사건인 만큼, 루브르의 경비 체계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물관 측은 사건 발생 시점이 개관 직후 관람객이 몰리는 혼잡한 시간대였고, 외부 창문에서 전시장 내부로 직행하는 경계구역을 중장비 리프트와 공사 인부로 위장해 우회한 기습적 침입이었기에 물리적으로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입장이죠.
실제로 1990년대 잇따른 도난 사건 이후, 루브르는 차세대 감시 카메라와 경계 센서, 통합 관제실 도입 등 보안 체계를 대대적으로 강화해 왔으며, 관람객 대상의 가방 검사와 대형 수하물 반입 금지도 상시화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출입문과 전시 케이스 중심으로 고도화된 보안 시스템이 정작 외벽과 주변부 경계라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적 방어선에서 뚫릴 수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죠.

사건 당일 루브르 박물관은 즉시 폐관 조치를 단행했고, 프랑스 내무부와 문화부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과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 역시 강력한 수사와 유물 회수를 약속하며, 외부 경계선 보안 강화를 포함한 전면적인 보안 재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시대의 영광을 품었던 나폴레옹 시대의 찬란한 유산은 과연 다시 루브르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