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와 아이 웨이웨이에서 피카소와 달리, 르누아르 그리고 신디 셔먼 등.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모인 44점의 명작이 시대와 장르를 넘는 대화를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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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1840-1926), <수련이 있는 연못》, 1917-1920, 캔버스에 유화 물감, 100X200.5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지베르니의 연못 위에 수련과 하늘빛을 겹겹이 포착한 모네의 그림과, 화려한 샹들리에를 해골의 형상으로 치환해 허무와 욕망을 드러낸 아이 웨이웨이의 설치 작업. 전혀 다른 시공간에서 태어난 두 작품은 ‘수련과 샹들리에’라는 제목 아래 나란히 놓이며, 자연과 인공, 생명과 죽음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로 새로운 연결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이외에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살바도르 달리, 신디 셔먼, 파블로 피카소, 바바라 크루거, 쩡판즈 등 예술사의 흐름을 빚어낸 거장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됩니다. 전통적 회화의 문법을 해체하며 입체주의를 개척한 피카소의 시선은, 인상주의의 따스한 햇살 속 일상을 포착한 르누아르의 화폭과 겹쳐집니다. 이어서 꿈과 무의식을 탐구했던 달리의 초현실주의와 다다이즘은, 작가 자신이 모델이 되는 셀프 포트레이트 기법을 이용한 신디 셔먼의 카메라 앞에서 다시 변주되고, 흑백 사진 위 볼드한 Helvetica와 Futura 폰트로 소비주의를 비판하는 텍스트를 얹은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은 날카로운 선언처럼 전시장에 울려 퍼집니다. 여기에 20세기 사회적 변환기를 맞던 중국의 시대상을 드러낸 쩡판즈의 작품이 더해지며, 한 세기를 걸쳐 탄생한 여러 해외 미술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내죠.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에서 시작해 아이 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에 이르는 여정은 시대와 장르를 가로지르는 작품들이 어떻게 서로의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는지 보여줍니다. 지난 100년간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의 작품이 한데 모인 특별한 순간을 지금 국립 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층, 1원형전시실
기간: 2025.10.02 ~ 2027.01.03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 1917-1918, 캔버스에 유화 물감, 46.5×57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바바라 크루거(1845-)<모욕하라, 비난하라>, 2010 비닐에 디지털 프린트, 317X366cm, 유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