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의 막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이 2025 F1 카타르 그랑프리에서 또 한 번 정상에 오르며, 3연승에 더불어 시즌 7번째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종료까지 단 두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이번 카타르 그랑프리는 특히나 중요한 분기점이었는데요. 코너가 많고 노면 마모가 심한 루사일 서킷의 특성상, 타이어 부담이 큰 데다 타이어 공급사 피렐리(Pirelli)가 한 세트당 최대 25랩 제한을 걸면서 총 57랩의 레이스에서는 최소 두 차례 이상의 피트스톱이 불가피했죠. 전략 싸움이 성패를 가르는 복잡한 서킷에서 단 한 번의 타이밍이 승부를 좌우하는 레이스였습니다.

예선에서는 맥라렌의 오스카 피아스트리(Oscar Piastri)가 폴 포지션을 차지했고, 같은 팀 랜도 노리스(Lando Norris)가 2위,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이 3위에 올라 챔피언십 주요 경쟁자들이 나란히 선두 그리드를 점령했습니다. 하지만 결승전이 시작되자마자 1코너에서 베르스타펜이 노리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피아스트리가 선두를 지키며 맥라렌–레드불–맥라렌 순으로 상위권이 형성됐죠.

레이스 흐름이 크게 요동친 결정적 장면은 7랩에 나왔습니다. 킥 자우버의 니코 휠켄베르크(Nico Hülkenberg)와 BWT 알핀의 피에르 가슬리(Pierre Gasly)의 접촉으로 세이프티카가 출동하면서 전략 싸움이 본격화됐죠. 이때 대부분의 팀과 베르스타펜은 재빨리 피트로 들어가 타이어를 교체했지만, 맥라렌 듀오인 피아스트리와 노리스는 트랙에 남는 전략을 택하며 엇갈린 선택을 보여줬습니다. 이후 세이프티카가 빠지고 그린 플래그가 떨어지자, 두 맥라렌은 남은 두 차례의 타이어 교체를 모두 그린 플래그 상황에서 소화해야 하는 불리한 포지션에 놓였습니다. 반대로 베르스타펜은 세이프티카 타이밍에 한 번 피트를 선제적으로 마쳐, 이후 스틴트를 보다 여유 있게 설계할 수 있었죠.

그 결과 최종 스틴트에서도 베르스타펜은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며 우승을 확정했고, 피아스트리는 막판까지 격차를 좁혔지만 추격만 이어간 2위에 머물렀습니다. 아틀라시안 윌리엄스의 카를로스 사인스(Carlos Sainz)가 3위로 마지막 포디움을 차지했으며, 노리스는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의 키미 안토넬리(Kimi Antonelli)의 실수를 틈타 레이스 막판 추월에 성공해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죠.

Lando Norris @lnfour

2025 시즌은 이제 아부다비 그랑프리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는 여전히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가 408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이 396점으로 12점 차 2위, 맥라렌의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392점으로 선두와 16점, 베르스타펜과는 4점 차로 추격하는 구도가 됐습니다. 노리스는 남은 한 레이스에서 포디움에만 올라서도 자력으로 월드 챔피언 등극이 가능하고, 설령 우승을 놓치더라도 일정 수준의 포인트만 확보하면 여전히 타이틀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데요.

베르스타펜은 상파울루–라스베이거스–카타르 그랑프리 3연승으로 막판 추격에 불을 붙였지만 아직 챔피언십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는 최종전에서 우승을 거둔 뒤에도 노리스가 사고나 전략 실패로 4위 이하로 밀려나는 시나리오가 뒤따라야만 타이틀 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숨 막히는 긴장의 연속이었던 2025 시즌. 최후의 챔피언은 아부다비 야간 서킷 위로 마지막 체커기가 떨어지는 순간에야 비로소 가려질 텐데요. 과연 그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