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를 호령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이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습니다.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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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202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매기 강(Maggie Kang) 감독을 포함해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물 24명과 우수 콘텐츠 15편에 대해 정부포상 및 상장을 수여했습니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대한민국 콘텐츠대상’은 K-콘텐츠의 글로벌 성공을 이끈 산업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등 분야별 우수 작품을 시상하는 자리죠.

옥관문화훈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여하는 문화훈장 5등급 중 네 번째 등급으로, 문화·예술·콘텐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 제고와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훈장인데요. 이번에 수훈한 매기 강 감독은 한국적 정서와 문화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상업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이하 케데헌)’를 연출하며, K-컬처와 K-팝, 그리고 관련 산업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케데헌’은 한류의 제2 전성기를 이끈 핵심 콘텐츠로 손꼽힐 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해 7월 공개 이후 단 3개월 만에 누적 조회 수 3억 2,500만 뷰를 돌파하며,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영화를 선보이기 시작한 이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 1위에 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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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하나의 겹경사가 이어졌습니다. ‘케데헌’ 속 3인조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를 장식한 것인데요. 타임은 지난 9일 이 작품을 ‘올해의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 of the Year)’로 선정하며, 12월 29일 자 표지에 주역 캐릭터 루미·미라·조이를 전면 배치했다고 밝혔죠.

타임은 이 작품을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영화”이자 “2013년 ‘겨울왕국’ 이후, 우리 삶에 가장 깊이 스며든 애니메이션”이라고 평가했습니다. K-팝과 K-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문화를 결합한 독창적인 비주얼과 세계관, 자기 수용과 정체성,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대중적인 팝·애니메이션 장르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 특히 주목받았죠. 또한 기존 프랜차이즈에 기대지 않은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메가 히트에 성공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콘텐츠 산업 전반에 의미 있는 선례로 남게 됐습니다.

업계에서 ‘타임’ 표지를 장식했다는 것은 단순히 한 매체의 커버를 장식했다는 의미를 넘어, 해당 작품 혹은 인물이 시대정신을 상징하고 글로벌 담론의 중심에 올랐음을 상징적으로 공인받은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케데헌’이라면 그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만한 작품이죠.

이 같은 흥행의 이면에는 서울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한 뒤 드림웍스(DreamWorks)와 소니 픽처스(Sony Pictures)를 거친 매기 강 감독의 7년에 걸친 집요한 기획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케데헌’은 매기 강이 직접 구상한 오리지널 콘셉트로, 방탄소년단(BTS) 열풍이 한창일 때 “한국계로서 내가 보고 싶은 애니”를 피칭해 시작된 프로젝트이죠.

‘케데헌’의 열풍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품어온 이야기를 세계로 확장해 낸 매기 강, 그리고 그 세계를 현실로 증명한 ‘케데헌’, 이들의 여정은 또 어떤 새로운 장을 열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