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가 올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활동을 총망라한 <프로그레스 리포트 2025(Progress Report 2025)>를 발간했습니다. 154 페이지에 달하는 이 자료를 보고 궁금해 브랜드 환경영향부문 부사장 맷 드와이어(Matt Dqyer)를 만나 물었습니다. 지구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죠?

파타고니아 제공

파타고니아의 환경영향 부문에서 일하고 있죠. 정확하게 이 부서는 무슨 일을 하나요?
파타고니아는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사업을 합니다. 우리의 고객은 지구예요. 그 과정에서 당연히 제품을 생산하고요. 그런데 알다시피 이 제품은 지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요. 우리는 환경영향 부문에서 이를 과거와 미래로 나누어 접근하는데요. 아직 남아있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아직 입을 수 있는 옷은 가능한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리페어링 서비스를 제공하죠. 미래적 관점에서 친환경적인 새로운 섬유나 화학 기술을 발명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파타고니아 제공

그럼 <프로그레스 리포트>는 어떻게 만들게 된 거죠?
이 리포트를 만들게 된 이유는 3가지예요. 가장 먼저 우리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는 거예요. 전세계 파타고니아 직원에게 공유하고 싶은 내용들을 주로 담죠. 두 번째는 세계 많은 브랜드들이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려하는데요. 파타고니아가 먼저 솔직하고 명확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이유는 우리도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열심히 하고 있지만, 파타고니아에서만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 더 효율적으로 지구를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마리끌레르 코리아 독자들도 동참하면 좋겠네요.

제품을 팔고 수익을 얻는 파타고니아가 지구를 위한 여러 활동을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다고 느껴요. 브랜드가 이 산업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궁금해요.
저는 공학자예요. 공학의 핵심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 저와 저희팀은 과학적인 접근과 여러 데이터를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여정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저의 역할은 데이터를 보고 인사이트를 얻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고요. 세계에는 거대한 문제들이 있고 차근히 같이 하나씩 해결하기를 바라요. 그 과정 속에 파타고니아가 할 일이 분명 있다고 생각하고요. 공급망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야생 동물과 자연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처럼요. 

그간 해온 여러 활동 중에 올해 특히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나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너무 많은 일들이 떠올라요. 그래도 단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어망 재활용 사업인 것 같아요.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88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됩니다. 그 중 폐어망 등 어구에 의해 매년 약 65만 마리의 해양 동물이 죽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어요. 파타고니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 뷰레오(Bureo)에 시드 펀딩을 제공해 ‘넷플러스(NetPlus®)’라는 소재 개발에 지원했어요.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신소재죠. 지난 2024년 가을과 2025 봄 시즌 동안, 약 500톤 이상의 넷플러스 소재를 사용해 파타고니아 제품을 만들었죠. 폐어망 약 2,000톤 이상이 브랜드의 제품으로 재활용한 겁니다.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 지구 환경에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재고 관련 문제일텐데요. 파타고니아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굉장히 신중하게 생산 수량을 결정하는 편이에요.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한치의 오차 없이 생산할 수는 없지만, 여러 데이터를 통해 정상가로 대부분의 제품이 소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빙하가 녹고, 지구온난화로 이상 기후가 일어나지만 여전히 환경 문제에는 좀 둔감하게 반응하게 되어요. 이 문제에 직시하는 동시에 어렵지는 않게 지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지속가능성 관련된 보고서를 낸다고 해서 바로 진전이 있기는 어려워요. 우리도 그걸 알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같이 행동하는 것이죠. 여기에서 가장 큰 역할은 소비자예요. 무언가를 구매할 때, 5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부합하는 제품을 사자고 말하고 싶어요. 그 제품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어떻게 사용되는지, 다 쓰고 난 뒤에 어떻게 폐기하는 것인지를 제대로 들여다 보는 겁니다.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이런 질문을 기업에게 던진다면 브랜드가, 이 산업 전체가 변할 수 있을 거예요.

파타고니아 제공

그럼 맷이 바라보는 미래의 모습은 희망적인가요? 누군가는 미래를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기도 하잖아요.
우리가 하는 일은 굉장히 진중한 일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길을 잃기가 쉬워요. 하지만 저를 매번 고취시키는 것은 함께하고 있는 똑똑한 동료들입니다.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죠. 물론 미래에 <터미네이터> 속 스카이넷(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인공지능으로 지구를 멸명시키려는 슈퍼컴퓨터)과 같은 존재가 생길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희망적인 미래를 위해 내년에 파타고니아가 어떤 활동을 이어갈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팀원들이 “맷, 미래의 활동에 대해 절대 얘기하지 마세요”라는 부탁을 받곤 해요. 그럼에도, 내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웃음), 가장 중점을 두는 활동은 순환성 경제를 구축하는 거예요. 탈탄소나 공급망에서의 화석 연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어요. 또 파타고니아에서는 여러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기한을 다한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혹은 어떻게 폐기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인지 고민하고 있고, 이에 대한 내용을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이들에게 공유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마리끌레르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어려운 일은 우리가 할 수 있어요. 지구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곳에 여러분의 돈을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