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탐구하는 김영은, 올해의 작가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의 최종 수상자로 김영은 작가가 선정됐습니다. 1995년 ‘올해의 작가’로 출발해 2012년 공모 제도로 개편된 이 상은 지난 30여 년간 한국 현대미술계의 최전선에서 가장 민감하게 포착해온 제도로 평가받는데요.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과 사회적 감수성을 함께 조명해온 국립현대미술관은 해마다 네 명의 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과 전시를 지원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며 한국 미술의 현재를 가늠해왔죠.

2025년 후원 작가로 선정된 네 명의 작가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동시대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김지평 작가는 동양화의 개념과 기법에 깃든 전통적 세계관과 보는 방식을 비평적으로 해석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했고, 언메이크랩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라는 비인격적 구조를 통해 인간과 기술의 긴장 관계를 시각화했습니다. 임영주 작가는 믿음과 실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독특한 영상 언어로 풀어내며 ‘불확실한 믿음’을 표현했죠.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김영은 작가는 ‘소리’라는 비물질적 매체를 통해 가장 집요하고도 설득력 있는 질문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는 주로 사운드 설치를 중심으로 작업해온 작가로, 소리를 단순한 청취적인 요소가 아닌 사회·정치적 맥락을 품은 매개체로 다뤄왔습니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익숙하게 의존해온 시각적 인식에서 벗어나 듣는 행위를 통해 공간과 권력, 기억을 다시 사유하도록 이끌죠. 김영은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해 소리가 발생한 조건과 시간에 따라 축적해온 의미의 층위를 꾸준히 추적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신작 ‘듣는 손님’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응축했습니다. 그는 디아스포라의 이주와 이산의 경험을 지닌 공동체가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의 단절 속에서도 서로의 소리를 어떻게 듣고 공유해왔는지를 섬세하게 탐구했는데요. 심사위원단은 김영은 작가가 “소외된 존재들의 청취 방식을 세밀하게 추적함으로써,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울림으로 확장시켰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올해의 작가상 2025는 작가 동행 심사위원 전기 관람, 관람객 참여형 자담회, 비공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김영은 작가의 작업이 소리와 청취를 단순한 청각적 요소가 아닌 사회, 정치적 맥락을 품은 매체로 다룬 점을 주목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은 작가의 이번 수상 소식은 그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듣는 예술’을 확장해나갈지에 대한 기대를 자연스럽게 키우는데요. 

한편 전시는 2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