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6인의 사진가에게 사랑이 일었던,
돌이켜보니 사랑이었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에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들, 사랑을 마주했던 작품을 물었다.

최산

사랑의 순간 | 지난해 7월, 첫딸을 출산한 이후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피곤에 전 얼굴로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는 아내의 모습. 우리 사랑의 결실을 품에 안은 모습을 보며 어쩐지 마음 한쪽이 무거웠다. 돌이켜보면 그 느낌이 사랑인 것 같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 | 빛을 머금은 모든 것. 사람일 수도, 물건일 수도, 어떤 공간이나 풍경일 수도, 어떤 순간일 수도 있다. 빛은 눈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눈이 멀 듯 쏟아지는 빛을 바라보거나,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뭐든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어떤 족쇄에서 해방 되는 느낌이랄까.

작품 속 사랑 | 영화 <데몰리션>은 사고로 아내를 잃은 이후 변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장 잔인하고 솔직한 방식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잃은 뒤에야 비로소 깨닫는 감정들, 무너져도 다시 살아가야 하는 시간 속에 남겨진 사랑의 형태는 결국 우리가 누군가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를 깨닫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사랑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끝내 사랑에 대한 영화로 내 마음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