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한 창작자의 헤리티지라 부를 수 있을까.
어떤 기준이나 기대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가장 뜨거운 마음으로 완성한 첫 작품,
그 안에는 여전히 확장을 거듭하는 세계의 단단한 기반을 비추는 단서가 남아 있다.
영화, 음악, 문학의 영역에서 각자의 언어로 시대를 통과해온 창작자 21인이 자신의 처음과 연결된 물건과 기억을 건넸다.
한 시절을 온전히 바친 기록, 처음이기에 가능했던 선택이 그 안에 담겼다.
세상에 건넨 첫 선언, 그 선언과 함께 하나의 세계가 열리기 시작하던 순간.

뮤지션

더 클래식

정규 앨범 <마법의 성>

<마법의 성> 더 클래식의 첫 앨범은 함께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이승환 선배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U2의 노래에 등장하는 조슈아 트리에서 앨범 재킷을 촬영하는 등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던 앨범이다. 앨범을 만들 때마다 가장 어려운 건 타이틀곡을 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방 안에서 광진이 형(김광진)이 피아노로 들려준 ‘마법의 성’을 처음 듣는 순간, 그런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이 곡이 교과서에까지 실리며 명곡으로 남은 걸 보면 사람들의 마음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더 클래식’이라는 이름에는 우리의 음악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하나의 고전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제 와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긴다.

다시 바라보면 요즘도 종종 1집을 다시 듣는데, 어린 나이에 무척이나 치열하게 음악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나 아쉬움은 전혀 남지 않는다. 그때의 우리가 그저 대견하게 느껴질 뿐이다.

변하지 않은 것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음악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결국 ‘음악을 하는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혹은 돈이 되지 않더라도 묵묵히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일. 음악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멈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태어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