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69개의 유수 갤러리와 함께 엄선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그중 신진 작가 특별전 <ZOOM IN Edition 7>에 참여한 박시월 작가와 함께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타인의 인생에서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순간을 회화로 ‘훔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때 훔친다는 말은 빼앗는 행위라기보다 결핍을 느끼는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내게 아름다움이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할 수도 있다고 믿고 싶은 감각이며, 결핍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대상이다. 어려서부터 늘 실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듯한 대상에 이끌렸다. 아름다움이란 대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시에 이를 훔쳐서라도 갖고 싶어 지금의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2026 화랑미술제 신진 작가 특별전 <ZOOM-IN>에서는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나?
최근 몇 년 동안 작업해온 어머니의 아름다운 순간을 다룬 연작의 일부를 소개한다. 출품작 중 규모가 가장 큰 ‘조난’을 포함해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어머니가 목격한 아름다운 순간을 출발점으로 삼아 이를 회화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감각을 나만의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 작업이다.

타인이 경험한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을 채집해 작업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궁금하다.
먼저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드라이브를 하며 진행하기도 한다. 타인이 문장으로 묘사한 장면을 토대로 드로잉을 진행하고, 이후 구체적인 순간을 상상하며 빈 장면을 메꿔간다.

투명한 유리와 은거울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무나 풀처럼 이름과 형태를 지닌 것들과 달리, 아름다움은 특정한 장면이나 대상에 기대어 나타나는 감각에 가깝다고 본다. 유리 역시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투명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소재로, 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내가 감각하는 아름다움과 닮아 있다. 은거울은 ‘투영’이라는 유리의 속성을 더욱 강화한다. 거울이 주변을 반사할 때, 형상은 선명히 맺히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가 만들어진다. 이 감각적 모순을 작업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작업을 지속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존재를 의심하면서도 동시에 믿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 나를 나아가게 한다. 작업을 이어갈수록 아름다움의 실체에 대한 내 안의 의문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깊어진다. 작업은 내게 지도에 없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과 같다. 하나의 작업은 다음 작업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그곳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작업을 지속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