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리봇의 요점 정리
  • K팝 전시 디페스타 디 오리진이 여의도 MPX 갤러리에서 개막하여 48인 아티스트의 고유한 세계관과 예술적 초상을 선보입니다.
  • K팝 전시는 과거의 여정을 돌아보는 아카이브를 넘어 팬들과 아티스트가 직접 소통하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진화했습니다.
  • 해외 주요 미술관과의 협업과 사진전 등 전시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활용해 아티스트의 개별적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D'FESTA THE ORIGIN’ 에 참여한 총 9개 팀, 48인의 아티스트

지난 주말 여의도 IFC 몰은 K팝 팬들의 행렬로 붐볐습니다. 10월 23일 개막한 ‘디페스타 디 오리진’ 전시 때문이죠. 참여 아티스트 라인업은 화려합니다. 권지용(G-DRAGON), 방탄소년단(BTS),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스파, 아이브, 엔하이픈, 라이즈, 코르티스 까지 지금 K팝씬을 대표하는 9개 그룹, 아티스트 48인이 함께했습니다. 전시 티저영상과 포스터에 사용된 대규모 세트를 비롯해 총 30여 개의 촬영 세트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각 아티스트 별로 스페셜북도 발간될 예정입니다.

여의도 MPX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전시는 연예 전문 매체 ‘디스패치’ 창간 15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프로젝트의 출발점입니다.1 0주년을 기념하는 2021년 전시에는 뉴이스트, 방탄소년단, 세븐틴, 트와이스, NCT127, NCT DREAM,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죠. 코로나였던 상황을 대변하듯 전시 뿐 아니라 서울숲을 배경으로 상상한 XR 무대 영상도 제작됐습니다. 그러나 5년 전 ‘디페스타’가 ‘K팝 축제’를 내세웠다면 이번 전시는 장소는 동일하지만 결을 조금 달리합니다. ‘디페스타 디 오리진 K팝의 예술적 초상’이라는 부제에 맞게 아티스트 별 전시 공간의 의도도 선명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BTS는 ‘영원의 서’라는 타이틀을, 스트레이 키즈는 ‘경계의 바깥으로 내달리는 자들’로, 에스파는 중간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메탁시(Metaxy)’로 표현되죠. 아티스트의 기원(The Origin)에 중점을 두고 제작된 메인 비주얼은 미니멀하고, 준지(junn.J) 정욱준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스타일링은 색채를 배제해 일관성과 통일감을 더했습니다. 마치 하나의 주제와 기획 하에 잘 큐레이션 된 전시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팬들이 즐길 거리에 집중하는 K팝 전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도 합니다. 사진과 영상 외에도 멤버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소개하는 ‘더 스퀴즈(THE SQUEEZE)’, 팬들에게 전하는 손 편지와 영상 메시지를 담은 ‘레터스(LETTERS)’,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기는 ‘더 인카운터(THE ENCOUNTER)’ 같은 코너들도 준비되어 있어요. 관람객에게는 스티커와 리플렛, 포토 티켓이 포함된 ‘어드미션 키트’도 제공됩니다. 48명의 아티스트 중 내 ‘최애’ 포토 티켓이 나온다면 그야말로 운명이겠죠? 11월 30일까지 개최되는 전시는 1월 도쿄를 시작으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순차 개최될 예정이며 회차별(관람료 3만2천원)로 날짜와 시간을 골라 NOL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과 23일 전시장을 직접 방문했던 엔하이픈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 이어 또 어떤 아티스트의 방문이 이어질지도 기대됩니다.

태초에 서울시립미술관과 GD의 만남이 있었다

빅뱅 20주년을 기념하는 ‘COSMOS’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된 뱅봉들.

‘K팝 아티스트’와 ‘전시’가 직접적으로 연결됐던 순간을 꼽자면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 개최된 지드래곤의 대규모 기획전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 일 것입니다. 14명의 국내외 현대미술 아티스트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아티스트를 해석한 작품들이 공간을 채웠던 전시는 당시 ‘공공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을 왜 상업 아티스트에게 내어주느냐’며 미술관의 상업화라고 비판을 받기도 했죠. 미술관의 성역화가 무너지고, 대중 문화와 전시의 경계가 희미해진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지적입니다.

GD의 양면성을 표현한 권오상 작가의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

당시 전시 간담회 때 “공연과 앨범 제작 때 작가들과 협업하면서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봤다. 대중과 만나는 전시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던 지드래곤은 이후에도 전시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8년만의 새 솔로 앨범 ‘위머맨쉬(Übermensch)’를 발표했을 때도 ‘더현대서울’을 시작으로 전세계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앨범 세계관을 전하는 동명의 전시를 개최했죠. 빅뱅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는 미디어 전시 ‘COSMOS’가 열렸고요. 베뉴도 흥미로웠습니다.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약 40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약 1천 평의 지하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둔갑시킨 ‘두두두 서울(K-문화 스테이션)’에서 개최된 첫 전시였거든요. 논란이었던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권오상 작가의 조각품은 2022년 런던에서 개최된 ‘한류(Hallyu)!’ 전시, 그리고 2024년 프리즈 서울 기간에도 또 한번 모습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예술과 K팝 아티스트의 조우가 가능한가라는 질문 앞에, 지드래곤은 또 한 번 선견지명을 보인 셈이죠.

전시장, 회고와 기록의 장소가 되다

‘EXHIBITION: NEO DIMENSION’

홀로그램 쇼, XR/VR 체험 등을 통해 빅뱅의 역사를 완벽한 몰입형 미디어 아트로 재구현해 냈던 빅뱅 20주년 기념 ‘COSMOS’ 전시가 그랬듯, 전시 공간은 최근 K팝 아티스트의 중요한 모멘텀을 돌아보고 짚어보는 공간으로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온라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공연 외의 오프라인 경험을 얻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전시장은 물리적인 공간이자 팬덤이라는 공동체가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소죠.

올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이한 ‘NCT‘ 역시 10주년을 잠실 롯데 ‘이머시브 플랫폼 딥(DEEP)’에서 기념했습니다. 콘셉트 포토와 영상, 미공개 사진, 인터뷰, 그리고 멤버들이 각기 생각하는 NCT에 대한 정의까지, 다양한 구성의 인터랙션 전시가 펼쳐지며 팬들을 네오 세계관으로 초대했죠. 전시장 밖 석촌호수에 아트벌룬이 걸리고 라이팅이 둘레길을 장식하기도 했던 전시는 9월에 시작돼 10월 18일 종료했습니다.

10월 24일 8주년을 맞이한 ‘에이티즈(ATEEZ)’도 마찬가지입니다. 8명의 멤버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에이티즈에게 8은 항상 특별한 숫자였죠. 지난해 7년 활동을 약속하는 재계약을 진행했고, 98년생인 맏형 성화와 홍중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멤버 전원과 에이티니가 함께한 8주년은 각별한 순간이었습니다. 데뷔 초부터 현재까지의 여정을 기념하는 회고전 형태의 전시 ‘Blue Drift’가 개최된 장소는 어반플레이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뉴스뮤지엄 을지로’. 이는 국내에서 열린 최초의 에이티즈 전시였습니다. 지난해 5월 팀을 ‘아이들(i-dle)’로 리브랜딩한 ‘아이들’역시 팀의 새로운 서사를 전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택했죠. 미니 8집과 첫 일본 EP를 발매하고, 새로운 투어에 올랐던 아이들은 ‘i-dle MEDIA EXHIBITION : CITY of SENSE’ 전시를 통해 새롭게 브랜딩된 아이들이 어떤 팀인지를 감각적으로 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상품화된 존재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초상

K팝 아티스트와 비주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시각자료는 때로는 음악보다 더 빠르게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전하기도 하죠. 갖가지 콘셉트포토와 무대와 틱톡 바이럴 영상, 화보, 팬메이드 영상…. 온갖 이미지가 넘쳐나지만 조용하게 아티스트의 얼굴 자체를 몰두해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올해 1월 16일부터 29일까지 열렸던 제니의 단독 사진전 ‘J2NNI5’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이유죠. 블랙핑크의 멤버이자 가장 파워풀한 패션 아이콘으로서 브랜디드됐던 제니가 25살에 촬영해둔 미공개 사진들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3천부 한정으로 제작된 총 692 분량의 사진집이 만들어지는 과정, 제니의 속내를 드러낸 인터뷰 영상, 그리고 티켓 판매 수익금에 제니가 사비를 더해 총 1억원은 연탄은행에 기부한 것까지 ‘인간’ 제니를 볼 수 있는 완벽한 여정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시장이라는 고요와 집중이 당연한 공간에서 움직이지 않는 아티스트의 초상을 보는 것의 힘을 느꼈던 것은 지난해 일민미술관에서 열렸던 라이즈(RIIZE)의 ‘고요와 파동’전이었습니다. 싱글 컴백을 기념하며 열린 프로모션형 전시지만 팝업스토어가 아닌 광화문 사거리에 자리한 ‘일민미술관’을 빌리는 방식을 택했죠. 지극히 동적이기 마련인 K팝 아티스트의 얼굴이 정지된 프레임에 갇힌 것을 보며 라이즈라는 단체를 떠나, 멤버 개개인이 가진 고유함과 개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디페스타 더오리진’ 전시도, 아티스트 각각의 이야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지금 K팝 아티스트 전시의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패션 포토그래퍼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것도 공통점이죠. 제니의 사진전에는 홍장현, 신선혜, 목정욱 사진가가, 라이즈의 사진전에는 기원영, 방규형이, 그리고 ‘디페스타 디 오리진’ 프로젝트에는 김희준, 목정욱, 박종하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런던부터 뭄바이, 샌프란시스코까지

‘Hallyu 한류!(Korean Wave)’ 전시

비주얼과 내러티브, 그리고 개별적인 영향력까지 갖춘 K팝 아티스트는 그 자체로 좋은 전시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해외 기관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죠. 19세기에 설립돼 200만 점 넘는 방대한 소장품을 보유한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A)’에서 9개월 간 개최됐던 ‘Hallyu(Korean Wave)’ 전시에는 한국 영화, 드라마, 패션 뿐 아니라 싸이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다양한 K팝 아티스트의 무대 의상과 비주얼 등이 일찍감치 전시됐던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정국의 여정을 톱아보는 ‘GOLDEN’ 전시가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기도 했고요. 소식이 알려지는 순간부터 화제였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SFMoMA)과 RM의 협업 전시 ‘Between You and Me’ 도 지난 10월 3일 드디어 그 베일을 벗었습니다. 첫 솔로 앨범 ‘Indigo’의 앨범 커버에도 등장했고, 앨범을 여는 트랙 ‘Yun (with Erykah Badu)’의 도입부와 말미에 육성이 인용되기도 했던 단색화의 선구자 윤형근 화백의 그림을 비롯 RM의 소장품이 대거 등장하는 이번 전시는 “이번 전시는 꽤 긴 자기소개가 될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대형 K팝 아티스트이자 컬렉터로서 인간 김남준의 면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티스트와 미술관의 새로운 협업 방식을 제시한 오프닝 첫날 7천5백 명이 방문한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7일까지 개최됩니다.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는 물리적 아카이브로, 팀의 색채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아티스트의 개별성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이자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하는 집단적 경험의 공간으로…. 전시장이라는 공간은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게 될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 봅니다.

Q&A
AI 마리봇의 Q&A
A
권지용, 방탄소년단,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스파, 아이브, 엔하이픈, 라이즈, 코르티스 등 9개 그룹 48인이 참여합니다.
A
현대미술 작가들과 협업한 피스마이너스원 전시로, 당시 대중문화와 미술관의 경계를 허물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A
25세 당시의 미공개 사진들과 속내를 담은 인터뷰, 한정판 사진집을 공개하며 인간 제니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