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예술 세계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공연 예술가 키아라 베르사니(Chiara Bersani)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습니다.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모두예술극장에서 총 3편의 공연, ‘젠틀 유니콘’, ‘덤불’, ‘애니멀’을 선보입니다.
골형성부전증이 있는 키 98cm의 키아라 베르사니는 안무·연출·출연을 모두 도맡아 작품을 완성하는 예술가입니다. 2018년 이탈리아 문화예술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 ‘프레미오 우부’에서 35세 이하 최고 공연자상을 받았고, 2020년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현대무용축제에 초청되는 등 세계 평단에서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죠.

젠틀 유니콘
키아라 베르사니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인 ‘젠틀 유니콘’은 그의 예술 세계를 대표하는 선언문적인 퍼포먼스이기도 합니다. 뿔 달린 황소와 말 등에 종교적, 문화적 상상을 덧붙여 만든 상상의 동물인 유니콘은 수 세기에 걸쳐 다양한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는데요. 키아라는 여기서 정작 유니콘의 목소리는 삭제되어 왔다는 점과 이것이 장애인 당사자의 발언을 배제한 채 그의 신체에 종교적, 문화적 의미를 부여해 온 과정과 닮았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존재의 근거와 서사를 박탈당한 유니콘의 목소리를 되찾는 퍼포먼스를 통해, 키아라는 장애인의 신체가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요청합니다.


젠틀 유니콘
날짜 2024년 11월 29일(금) – 11월 30일(토)
장애인 예매 모두예술극장 전화 예매(02-760-8771)
일반 예매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 티켓링크
덤불
‘덤불’은 장애와 자연의 관계를 묻는 작품입니다. 흔히 따뜻한 존재로 그려지는 자연(덤불) 한가운데,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놓인 상황을 가정하며 출발하죠. 코로나19 시기에 한 숲에 봉쇄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은 키아라가 장애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고 한곳에 오래 머물러야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퍼포먼스를 구상했습니다.


덤불
날짜 2024년 12월 4일(수)
장애인 예매 모두예술극장 전화 예매(02-760-8771)
일반 예매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 티켓링크
애니멀
‘애니멀’은 역사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미하일 포킨 안무의 솔로 발레 작품 ‘빈사의 백조(The dying swan)’을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키아라는 깊은 목소리와 호흡, 느리고 미세한 움직임으로 고통받는 동물의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냅니다. 우리가 흔히 ‘백조’ 하면 떠올리는 우아한 모습과는 거리가 먼데요. 동물의 죽음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불안한 세상에서 평온을 찾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묻습니다.


애니멀
날짜 2024년 12월 6일(금) – 12월 7일(토)
장애인 예매 모두예술극장 전화 예매(02-760-8771)
일반 예매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 인터파크, 티켓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