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푼의 모순으로 일상을 낯설게, 모나 하툼 국내 첫 개인전

익숙한 사물에 모순과 긴장감을 불어 넣어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만드는 아티스트 모나 하툼(Mona Hatoum)이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대표작과 신작을 포함한 주요 작품 20여 점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관습과 통념을 과감히 깨 온 작가의 1999년부터 최근의 예술적 탐구를 조명합니다.

모나 하툼은 어떤 작가?

모나 하툼의 작업은 의자, 유아용 침대, 주방 도구처럼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오브제를 변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초기 작품 중 하나인 <무제(휠체어 II)>(Untitled (wheelchair II), 1999)가 대표적이죠.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휠체어를 변형한 작업으로, 손잡이 자리에 날카로운 톱날을 달았습니다. 보살핌의 상징인 휠체어를 위협적인 오브제로 탈바꿈해, 보호와 위협이 공존하며 긴장감을 자아내도록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작 <분리>(Divide, 2025)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칸막이 형태를 하고 있지만, 부드러운 패브릭 대신 금속 철조망이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나누고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물이 차단과 경계의 상징으로 바뀌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하툼은 다채로운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통해 정치적이면서도 시적인 조형 언어 세계를 만들어 온 작가이기도 합니다. 아랍어로 ‘불을 밝히는 등’을 의미하는 <미스바>(Misbah, 2006–7)는 황동으로 제작한 조명인데요. 총을 든 군인의 실루엣과 폭발을 상징하는 별 문양이 새겨져 있어, 등이 회전함에 따라 무한히 행군하는 병사들의 그림자가 벽에 나타납니다. 끝없는 권력과 갈등의 구조를 시적이며 강렬한 시각적 경험으로 암시하죠.

한국에서의 개인전 일정과 장소는?

모나 하툼의 국내 첫 개인전은 3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립니다. 전시를 방문해 현실에 발 디딘 낯선 상상력으로 일상을 뒤흔드는 하툼의 시선을 직접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