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불빛이 잠시 잦아든 시간. 야간 개장 전시장은 낮보다 더 또렷한 공기로 환하게 열립니다. 지금 소개하는 세 곳은 작품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고요한 시간에 만나볼 수 있죠.
국립현대미술관 <김창열>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야간 개장을 운영해 왔습니다. 현재 눈여겨볼 야간 전시는 <김창열(Kim Tschangyeul)>. 이 전시는 김창열 작가 작고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인데요. 이번 전시는 한국 사회의 근대화 과정 속 작가 개인의 내면에 남겨진 상흔의 기억과 근원적 미의식에 주목한 작품들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물방울을 다양한 조형 언어로 새롭게 표현한 작품들로 구성했죠. 전시 <김창열>은 지난 8월 22일을 시작으로 12월 21일까지 이어집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지하1층 6, 7 전시실 / 2층, 8전시실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의 대화>


국립중앙박물관은 매주 수요일, 야간 개장 시간대에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11월에는 인상주의 회화를 다룬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은 세계문화관에 새롭게 문을 연 이슬람실을 비롯해 상설전시관에서 14개의 주제에 관한 해설로 구성했는데요.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을 넘어, 큐레이터의 해설을 통해 전시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더욱 뜻깊은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아트선재센터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





아트선재센터는 1995년 처음 열린 전시 <싹>의 30주년을 맞이해 9월 3일부터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를 개최했습니다. 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가 처음 한국에서 선보인 개인전으로, 미술관 건물을 하나의 조각적 생태계로 전환한 대규모 프로젝트인데요. 비야르 로하스가 2022년부터 이어 온 연작 <상상의 종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은 먼 미래의 유적지에서 발굴한 듯한 기괴하고 낯선 조각들로 관객을 맞이합니다. 이번 전시는 11월 20일 18:00-21:00, 단 하루 야간 개장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아트선재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