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한국 현대 도예의 거장 신상호의 60여 년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를 진행합니다.


이번 전시는 전통 도자부터 조각, 회화, 건축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신상호의 전작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데요. ‘흙’이라는 재료를 통해 끝없이 형식을 확장해온 그의 예술적 여정을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죠.
전시 제목 ‘신상호: 무한변주’는 국내 도예의 전통적 형식과 의미를 해체하고, 그 위에 새로운 질서를 세워온 신상호의 예술 여정을 상징하는데요. 이번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며, 작가의 60여 년 흙과의 여정을 담은 도자 작품 90여 점과 더불어 드로잉, 설계도,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 70여 점이 함께 공개됩니다.

1부 ‘흙, 물질에서 서사로’ 출품작

2부 ‘도조의 시대’ 출품작

3부 ‘불의 회화’ 출품작
1부 ‘흙, 물질에서 서사로’에서는 1960~1990년대 신상호의 전통 도자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그는 전통을 재현이 아닌 재해석과 실험의 대상으로 보고, 가스가마 도입과 생활 식기 디자인, 협업 등을 통해 전통의 현대화를 추진했는데요. ‘아(我)'(1973~1980년대)는 초기 정체성 탐색을, ‘분청'(1990~1994)은 전통 기법과 회화적 표현이 어우러진 원숙함을 보여주는 작품이죠.
2부 ‘도조의 시대’는 1986년부터 전개된 신상호의 도자 조각 ‘도조(陶彫)’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1984년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 도자를 접한 그는 조각성과 회화성이 결합된 ‘꿈’ 연작(1990~1995)을 발표했죠. 1995년 영국에서 아프리카 미술을 경험한 뒤에는 흙의 원초적 생명력과 구조적 힘을 형상화한 ‘아프리카의 꿈’ 연작(2000~)으로 자신만의 형태 언어를 확립했습니다. 3부 ‘불의 회화’는 2001년 이후 신상호가 전개한 건축 도자 실험을 600여 장의 도자 타일과 건축 아카이브로 구성됐습니다. 그는 도자 타일 작업으로 도자의 색과 회화적 표현을 확장하는 동시에, 건축 자재로서 흙의 기능성과 예술성을 새롭게 탐색했죠.

4부 ‘사물과의 대화’ 출품작

5부 ‘흙의 끝, 흙의 시작’ 출품작
4부 ‘사물과의 대화‘에서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타문화의 옛 물건의 수집과 이를 통한 창작활동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컬렉터로도 잘 알려진 작가의 수집품을 작업장에 놓여진 모습 그대로 전시장에 재현해 작가의 영감이 발현되는 내밀한 순간과 창작의 출발점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특별하게 설계됐죠.
전시의 마지막인 5부 ‘흙의 끝, 흙의 시작’은 2017년부터 전개된 신상호의 도자 회화를 조명합니다. 흙판을 금속 패널에 부착해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흙으로 그린다’는 발상을 밀어붙였죠. ‘생명수'(2017)와 ‘묵시록’ 연작(2017~)은 흙의 유기적 패턴과 겹겹의 색층을 통해 도자의 물질감을 평면으로 확장하는데요. 이는 1980년대 도조 이후 이어온 조각과 회화의 통합에 대한 탐구가 도달한 지점이죠.

신상호는 전통 도자를 통해 장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졌고,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 국제화 흐름 속에서 규범을 넘어 ‘도자 조각’이라는 새 장르를 열었습니다. 이후 도자 설치와 건축 도자로 미술과 건축의 경계를 확장했으며, 2020년대에는 흙을 새롭게 사유한 도자 회화를 선보였죠. 자유로운 태도와 실험정신으로 현대 도예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한국 현대 도예의 역사라 불리는 신상호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는 오는 3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이어집니다. 도자의 경계를 확장해온 60여 년의 여정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