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세 편의 기대작 및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초여름 무주의 푸른 산자락 아래에서 별을 바라보며 즐기는 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례 없는 국비 지원 축소로 인해 올해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제 개최 기간을 이틀 축소해 3일간 개최하지만, 풍부한 상영작 라인업과 연계 프로그램으로 여느 해 못지 않게 밀도 높은 축제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놓쳐서는 안 될 주요 작품과 특별 프로그램 세 편을 소개합니다.
무성영화 <바람> 라이브 with 뮤직+더빙, 정재은 감독


지난해에 이어 제13회 무주산골영화제 역시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영화제의 상징과도 같은 넓은 등나무운동장을 무대 삼아, 영화 상영과 라이브 연주가 결합된 복합공연 형식으로 개막작을 선보이는 건데요. 올해는 무성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빅토르 쇠스트롬 감독의 1928년작 <바람>을 개막작으로 선정해 연주와 더빙을 더한 특별한 기획을 선보입니다.
<고양이를 부탁해> <나비잠> <말하는 건축가>를 연출한 정재은 감독의 총연출 아래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4인조 컨템포러리 밴드 ‘반도’가 현장에서 라이브 연주를 맡고, 배우 김우진, 윤동원, 최다은, 홍나현이 직접 더빙을 더합니다. 즉석으로 진행되는 연주와 더빙을 통해 거센 바람 속에서 자신에게 닥친 극한의 고통을 이겨낸 주인공 ‘레티’의 삶을 한층 생생하게 담아낼 예정입니다.
<테이크 아웃>, 션 베이커 감독


무주산골영화제는 매해 동시대 영화감독 가운데 자신만의 영화 언어로 현대 영화 미학의 지평을넓혀온 인물을 선정해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 ‘동시대 시네아스트’를 운영해왔습니다. 올해 그 주인공은 영화 <아노라>로 2024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2025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션 베이커입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그의 데뷔작 <테이크 아웃>(2004)을 시작으로 <프린스 오브 브로드웨이>(2008) <스타렛>(2012) <탠저린>(2015)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그리고 감독의 첫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레드 로켓>(2021)까지, 3-4년에 한 번씩 꾸준히 신작을 발표해온 션 베이커 감독의 주요작 6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상영되는 <테이크 아웃>은 뉴욕을 배경으로 불법 이민자의 하루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이후 션 베이커 감독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테마와 스타일이 응축된 청사진 같은 영화로 손꼽힙니다. 이번 특별 프로그램은 한 감독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구축되어 왔는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넥스트 시네아스트, 박세영 감독의 전작을 상영하는 전시



장편과 단편, 뮤직비디오와 상업 광고 등 예술과 상업의 영역을 자유롭게 오가며 독자적인 작업 스타일을 구축해온 박세영 감독의 작업 세계 역시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한국 영화감독 발굴 프로그램 ‘넥스트 시네아스트’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박세영 감독이 선정된 건데요.
<다섯 번째 흉추>를 기점으로 그의 작업을 두 갈래로 나누어 조명합니다. 데뷔 초기에 선보인 실험 및 단편 영화를 비롯해 <원령공주> <땅거미> <미쉘> <괴인의 정체> 등 이미지의 변형을 통해 독특한 장르적 색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최근작까지 두루 조명합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다매체를 특징으로 하는 박세영 감독의 필모그래피 성격을 반영해 일반 상영관이 아닌 무주 인근 갤러리에서 전시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영화제 기간 3일 동안 그의 모든 작품이 하루종일 루핑 상영되는 특별한 공간 구성으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과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넥스트 시네아스트 전시 상영]
– 장소: 최북미술관 기획전시실 (2F)
– 일자: 6. 6.(금) ~ 6. 8.(일)
– 시간: 10:30 ~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