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픽사의 신작 장편 애니메이션 <엘리오>가 다가오는 18일 개봉합니다.

온전히 나를 이해해 줄 누군가가 존재할까. 어쩌면 모두가 마음 한 구석에 품고 있는 질문을 한 소년의 시선을 빌려 풀어낸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가 곧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엘리멘탈> <인사이드 아웃 2>로 전 세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 디즈니와 픽사가 손을 잡고 선보이는 신작이죠.
이야기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채 우주와 외계인에 온통 사로잡혀 있는 소년 ‘엘리오’의 평범한 하루에서 시작됩니다. 지구에는 없는 ‘진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계인에게 납치되기를 바라는 엉뚱한 소년. 그의 간절한 바람이 먼 우주까지 닿아, 마침내 빛줄기를 타고 외계 행성의 지도자들이 모이는 특별한 우주 공간인 ‘커뮤니버스’로 이동하면서 거대한 모험이 펼쳐집니다.



개봉에 앞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공동 연출을 맡은 매들린 샤라피안, 도미 시 감독과 프로듀서 메리 앨리스 드럼에게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와 제작 과정, 영화를 만들며 이들이 품은 희망에 대해 물었습니다.

<엘리오>는 지구와 우주, 두 개의 거대한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입니다. 제작자로서 가장 중점을 둔 스토리텔링의 축은 무엇이었나요?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엘리오는 우주에 가는 것이 인생의 꿈인 소년이에요. 마침내 그 꿈이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죠. 그래서 ‘커뮤니버스’라는 우주 공간의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매들린과 도미 감독이 제안한 컨셉은 명확했어요. 다채롭고 기이한 생명체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마법 같은 공간이면서, 동시에 엘리오에게 ‘집’처럼 느껴지는 장소여야 했죠. 프로덕션 팀은 곡선과 반투명한 질감으로 이 공간을 설계했고, 버섯, 균류, 미세 해양 생물까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시각적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일 년 가까이 수많은 외계인 캐릭터의 디자인과 색감을 조율하며 커뮤니버스를 완성했습니다.
영화 곳곳에 ‘외로움’과 ‘소속감’에 대한 은유가 등장합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을 꼽는다면요?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엘리오가 마침내 외계인을 소환하는 데 성공한 순간, 우주선의 빛줄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기쁨에 겨워 폴짝 뛰는 장면이 있어요. 납치되는데도 마치 구출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엘리오의 처지를 유머러스하게 드러내는 대목이죠. 영화에서 외로움에 대한 은유가 가장 강하게 드러난, 영화 전체를 받쳐주는 핵심 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저를 비롯해 오늘 인터뷰에 함께한 메리와 도미 모두 조금은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냈어요. 스스로를 예술가인 ‘척’하는, 어딘가 이상한 아이라고 느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자신을 원하는 존재들이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하는 엘리오의 마음에 온전히 공감할 수 있었어요. 관객들 역시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리라 생각합니다.

영화에 두 차례 등장하는 “우리는 혼자인가?”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아요. 이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나요?
도미 시 감독 그건 엘리오가 지구 밖으로 나서게 만든 질문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질문일 거라 생각해요. “진정한 친구나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우주에 우리만 존재할까?” 이런 질문은 우리가 매일의 일을 해나가게 해주는, 매우 본질적인 질문이죠.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이 마음을 열고 세상과, 더 나아가 우주와 연결될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되길 바랐어요.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취약한 상태에 놓게 될 지라도요. 자신을 열어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결코 다른 존재와 연결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를 만들며 어떤 희망을 품었는지도 묻고 싶어요.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엘리오가 커뮤니버스에서 진정한 친구를 찾은 것처럼, 자신과 같은 코어를 공유하는 존재가 지구상 어딘가에, 아니면 저 우주 너머에라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희망을 갖게 됐어요. 엘리오처럼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자신이 되기를 끝내 포기하지 않는 한 그런 존재를 찾게 될 거라 믿어요.

이 영화는 모든 세대에게 말을 거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엘리오>를 본 관객들이 어떤 감상을 안고 극장을 나서길 바라시나요?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엘리오>를 만들기 시작한 시점이 팬데믹 직후였어요. 외로움이라는 주제가 피부로 와닿을 수밖에 없었죠. 이 영화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결국 ‘연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엄마로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위로를 건네고 싶었어요. 앞서 도미가 말했듯 서로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마음을 여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도미 시 감독 전 세계 어디에서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우리는 같은 별을 보고 있어요. 때때로 외롭더라도 우주는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엘리오>를 통해 관객들이 우주를 더 가까이 느끼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