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운드트랙 ‘골든’은 아카데미 주제가상 예비후보.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오스카에 언급된 한국 영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다시 한번 세계 영화계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가 오스카 레이스의 출발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6일(현지시간)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주제가상 등 12개 부문의 쇼트리스트, 이른바 예비후보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국제영화상 부문에는 전 세계 86개 국가와 지역에서 출품된 작품 가운데 단 15편만이 이름을 올렸고, 그 안에 ‘어쩔수가없다’가 포함됐습니다.

이번 쇼트리스트에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 요아킴 트리에르 감독의 ‘센티멘탈 밸류’,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의 ‘시크릿 에이전트’,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일본 영화 ‘국보’, 가자지구 소녀의 실화를 다룬 ‘힌드 라잡의 목소리’ 등 각국 영화계에서 이미 주목받아 온 작품들이 함께 포진해 있습니다. 해외 영화 전문 매체들은 “이번 국제영화상 예비후보는 정치적·사회적 맥락과 개인적 서사가 균형을 이루는 작품들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하며,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이 흐름 속에서 강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해외에서도 통하는 ‘골든’

음악 부문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존재감은 이어집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운드트랙 ‘골든’은 아카데미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올랐습니다. ‘위키드: 포 굿’, ‘아바타: 불과 재’, ‘F1’ 등 할리우드 대형 프로젝트의 음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더 인상적입니다. 해외 음악 전문 매체들은 ‘골든’에 대해 “케이팝의 에너지와 할리우드 뮤지컬 문법을 자연스럽게 접목한 사례”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이번 쇼트리스트 발표에서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씨너스: 죄인들’‘위키드: 포 굿’입니다. 두 작품은 캐스팅, 촬영, 분장, 음향, 시각효과, 주제곡 등 다수의 기술·음악 부문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다관왕 가능성이 높아요. 그 사이에서 한국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는 점 역시 의미 있게 읽힙니다.

최종 후보는 내년 1월 22일 발표되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3월 15일 열릴 예정입니다. 이미 ‘어쩔수가없다’는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과 외국어(비영어)영화상, 남우주연상(이병헌) 후보로 지명됐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박스오피스 흥행상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씨너스: 죄인들’ 스틸컷

또한 북미 영화평론가와 기자들이 수여하는 크리틱스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어쩔수가없다’는 각색상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해외 언론은 이를 두고 “한국 콘텐츠가 특정 장르나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 애니메이션, 음악 전반에서 고르게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아직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스카 시즌이 되기도 전에 반복적으로 이름이 호명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