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충무로에 개관한 서울영화센터를 향해 영화인들이 비판을 쏟아내는 이유는?


서울영화센터 28일 개관

서울시

‘한국 영화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충무로서울영화센터가 오랜 기다림 끝에 문을 열었습니다. 2025년 11월 28일 개관식과 함께 베일을 벗은 서울영화센터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영화복합문화시설로, ‘서울시 영상문화의 거점’을 명목을 내세운 공간인데요. 영화인들의 교류 및 성장 지원뿐만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 문화 소통 공간을 통해 영화인과 시민이 함께 향유하는 영상산업 문화의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서울시가 밝힌 서울영화센터의 건립 명목이죠.


영화 도서관 ‘시네마테크’가 아니다?

현재 서울영화센터는 영화계와 시민을 위해 열려있는 문화 공간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영화인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서울영화센터는 영화 자료를 수집, 보존, 복원, 연구하기 위한 기관인 ‘서울시네마테크’라는 원 건립 취지와 명칭을 잃고 ‘서울영화센터’로 건립이 추진되었기 때문인데요. 2010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영화인들과 함께 시작했던 서울시네마테크 건립 사업은 2014년부터 2018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이 추진되었죠. 하지만, 행정자치부의 중앙투자심사 탈락,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해당 사업은 순탄치 않은 건립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후 서울시는 2024년에 ‘시네마테크’가 아닌 ‘서울영화센터’로 명칭과 기능을 변경했고, 기존 완공이 예정되었던 해보다 7년이 늦춰진 2025년에 개관했죠.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의 반대 성명

모호필름
Netflix

이처럼 서울영화센터는 영화 자료를 아카이빙하고 소중한 자료의 가치를 공유하려는 시네마테크의 주된 목적을 잃은 채 ‘영상산업의 거점’이라는 목적을 강조한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영화센터의 독립적인 운영 침해 가능성과 필름 상영이 어려울 정도로 비좁은 영사실, 리클라이너석 설치로 줄어든 객석수 등을 이유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요. 서울시의 독자적인 이에 김지운, 류승완, 박찬욱, 변영주, 봉준호, 이명세 등 수많은 영화 감독을 비롯한 지난 15년간 시네마테크 설립이라는 목표를 염원했던 국내 영화 협회들이 서울영화센터의 원안 복구를 촉구하는 동시에 그렇지 않을 시 운영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내었죠.


서울영화센터의 행보

서울영화센터는 11월 28일 개관을 앞두고 ‘멋진 하루’, ‘논-픽션’, ‘택시 드라이버’, ‘봄날은 간다’, ‘김씨 표류기’ 등 일반 극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을 무료 상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서울영화센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등의 노력을 쏟았는데요. 12월 2일부터는 ‘싸이더스 30주년 특별 기획전’의 일환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 ‘늑대의 유혹’, ‘범죄의 재구성’, ‘시월애’ 등의 작품들을 특별 상영할 예정이라고 전했죠.

한국 영화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했던 서울시네마테크가 아닌 영화복합문화시설로 문을 연 서울영화센터가 앞으로 어떤 행보로 영화 산업을 보존하려 할지 귀추를 주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