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hMiBod 아이폰에 연결해 음악을 틀면 리듬에 따라 진동 세기가 달라지는 G-spot. 선곡은 그에게 맡길 것. 부르르몰 2 Svakom 형태가 다른 두 개의 바이브레이터인 Dual Control을 사용하면 멀티 오르가슴도 멀리 있지 않다. 바나나몰 3 Tenga 안에 올록볼록하고 촉촉한 것이 꽉 들어찬 Filp-Air의 작은 구멍은 그를 위한 것. 부르르몰 4 Zini 각자 원하는 모양을 골라 하나씩 쥐어보면 되는 Deux. 섬세한 진동에는 남녀가 따로 없다. 부르르몰 5 Beate Uhse 말 그대로 너와 나의 연결 고리인 Enzo. 남자가 페니스에 끼우고 가까이 다가서면 진동이 시작된다. 플레져랩 6 성원 차가운 그대로 혹은 따뜻한 물에 데웠다가 사용하면 색다른 촉감과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유리 딜도. 플레져랩 7 BMS Factory 사실 Vitality는 세 개의 바이브레이터나 다름없다. 창의력을 발휘하면 연인과 함께 사용하기에도 좋다. 플레져랩 8 Lelo 경쾌한 진동 덕분에 인기 있는 Noa. 모양으로 고르기 힘들면 진동 방식으로 골라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바나나몰

1 OhMiBod 아이폰에 연결해 음악을 틀면 리듬에 따라 진동 세기가 달라지는 G-spot. 선곡은 그에게 맡길 것. 부르르몰
2 Svakom
형태가 다른 두 개의 바이브레이터인 Dual Control을 사용하면 멀티 오르가슴도 멀리 있지 않다. 바나나몰
3 Tenga 안에 올록볼록하고 촉촉한 것이 꽉 들어찬 Filp-Air의 작은 구멍은 그를 위한 것. 부르르몰
4 Zini 각자 원하는 모양을 골라 하나씩 쥐어보면 되는 Deux. 섬세한 진동에는 남녀가 따로 없다. 부르르몰
5 Beate Uhse 말 그대로 너와 나의 연결 고리인 Enzo. 남자가 페니스에 끼우고 가까이 다가서면 진동이 시작된다. 플레져랩
6 성원 차가운 그대로 혹은 따뜻한 물에 데웠다가 사용하면 색다른 촉감과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유리 딜도. 플레져랩
7 BMS Factory 사실 Vitality는 세 개의 바이브레이터나 다름없다. 창의력을 발휘하면 연인과 함께 사용하기에도 좋다. 플레져랩
8 Lelo 경쾌한 진동 덕분에 인기 있는 Noa. 모양으로 고르기 힘들면 진동 방식으로 골라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바나나몰

이제껏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가게에 다녀왔다. 성인용품 숍 말이다. 작은 건물의 꼭대기 층, 창에 짙은 분홍색 시트지를 빈틈없이 붙인, 창문이 곧 간판인 성인용품 가게를 종종 보아왔지만 영 남사스럽기도 하고, 그 후줄근한 외관이 어쩐지 부담스러워 들어가볼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러던 중 요즘 성인용품 가게 중에는 멋진 인테리어로 트렌디한 맛집과 편집숍 사이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가게들은 옷이나 신발을 사는 곳처럼 캐주얼한 분위기라 혼자서도 쇼핑하기 좋다고 했다. 뜬금없지만 고양이 카페에 드나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 너나 할 것 없이 다녀와 이름 모를 고양이와 교감한 걸 자랑처럼 늘어놓았던 게 생각났다. 이 가게들도 곧 그렇게 유행하려나? 마침내 양지로 나온 성인용품 가게에 호기심이 솟았다.

 

청담역에서 나와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곧장 ‘바나나몰’에 도착했다. 대형 마트처럼 환하고 넓은 공간에 생각보다 많은 제품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다. 인사를 건네는 직원에게 혼자 먼저 보겠다고 하며 코너를 돌자 페니스를 적나라하게 본뜬 물건 수십 개와 마주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성인용품의 향연. 제품은 대체로 두 가지 부류다. 본을 뜬 듯 인체와 똑같이 생겨 도저히 그 쓰임새를 모를 수 없거나, 반대로 어디에 사용하는 것인지 용도를 도통 알 수 없는 모양의 제품. 괜히 분주하게 몇 바퀴를 돌았다.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한 제품은 바이브레이터였다. 사용하는 당사자인 여자들만큼이나 파트너가 좋아하는 모습에 큰 만족을 느끼는 남자들이 사 가는 경우도 많단다. 유럽, 일본 등 원산지도 다양하다. 점원은 형태나 촉감, 진동 정도 등 취향이나 예산, 사용 목적을 알려주면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겠다고 했다. 개봉 후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한 기구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솔직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한 것 같았다.

 

이어서 간 곳은 합정동에 자리한 ‘플레져랩’. 베이커리 같이 예쁜 간판이나 밖에서도 들여다보이는 매장의 인테리어가 단정하고 고급스러웠다. 주인 말로는 무엇을 파는 곳인지 모르고 들어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숍 주인이 여성인 덕분에 비교적 편하게 사용법을 물어볼 수 있었다. 내가 물어본 제품은 알고 보니 대부분 바이브레이터였는데, 삽입을 고려한 길쭉한 모양이 아니라도 눈사람, 벚꽃, 리본 등 탁상 위에 올려놓아도 되겠다 싶은 귀여운 제품도 있다. 찹쌀떡처럼 부드러운 찰기가 있거나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금속 재질 등 촉감 또한 다양하다. 워낙 디자인이 아기자기해, 거부감 없이 사용해보고 싶거나 심지어 친구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은 기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손님과 마주치는 게 부담스러우면 프라이빗 쇼핑을 예약하면 된다. 일요일에만 운영하는데 예약 시간 동안에는 예약자 이외에 다른 손님을 들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이태원. 인터넷 성인용품 몰로도 유명한 ‘부르르몰’ 매장을 찾았다. 물건들이 하얀 선반에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어 마치 깔끔한 완구점에 온 듯하다. 콘돔, 러브젤, 재질이 고급스러운 섹시한 속옷들, 액세서리처럼 생긴 수갑, 남자들을 위한 거치대형 자위 기구까지 그야말로 만물상이다. 직원은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으니 가게에 온 사람들에게 더 야하고 재미있는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했다. 서툰 애무나 부족한 지구력을 만회하기 위해서 기구의 도움을 받으려는 남자, 독수공방하는 친구를 놀리려 선물을 사는 여대생, 월급날마다 찾아와 매번 다른 속옷을 사가는 커리어 우먼, 팬시한 디자인의 바이브레이터를 구매하는 70대 노부부 등 제품군만큼이나 손님도 다양하다. 그러니 침대 위에서의 말 못할 고민이든 속으로만 상상해온 섹스 판타지든, 알고 싶고 찾고 싶은 게 있다면 이들 섹스 토이 숍의 문을 두드려보자.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나올 때쯤엔 무언가 므흣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