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엔터테인먼트의 시그니처 컬러를 테마로 한 ‘핑크 룸’. 작품 전시 및 베이킹, 플라워 클래스가 열릴 예정이다.

SM 엔터테인먼트의 시그니처 컬러를 테마로 한 ‘핑크 룸’. 작품 전시 및 베이킹, 플라워 클래스가 열릴 예정이다.

동시대 대중의 취향을 꿰뚫는 날카로운 감각으로 문화산업을 일궈온 완벽주의자,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지난 3월 3일, 청담동에 자리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사옥 SM커뮤니케이션 센터가 실험의 결과물을 펼쳐 보였다. 2층부터 사무실을 두고, 지하 1층과 1층을 개방해 레스토랑과 카페, 라이브러리와 마켓을 기획했다. SM 소속 뮤지션은 물론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파트너, 대중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SM 엠블럼의 컬러인 핑크를 시그니처 컬러로 정하고, 중간중간 골드와 대리석을 이용해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다. 2012년 코리아 디자인 어워드 리빙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매터앤매터의 레그 암 체어가 카페에 무심히 놓여 있으며, 로낭 & 에르완 부홀렉 형제가 디자인한 삼성 세리프 TV가 출시되기도 전에 이곳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테이블에서 바라본 카페 전경.

테이블에서 바라본 카페 전경.

1층의 메인 공간은 레스토랑이자 카페인 SUM 카페다. 엔다이브, 비트, 주커니, 리코타 치즈가 들어간 퀴노아 샐러드를 시작으로 곱게 다진 쇠고기를 둥글게 빚은 홈메이드 미트볼 파스타, 제철 조개로 맛을 더한 오일 베이스의 페델리니, 그릴 한치와 루콜라를 곁들인 먹물 리소토 등 20~30대 여성을 겨냥한 메뉴들이 풍성하다. 말끔한 이탤리언 요리 속 친숙한 메뉴가 반갑다. 바로 치맥. 염지 단계에서부터 타임, 로즈메리 등 허브를 다양하게 사용해 이국적인 향을 품은 프라이드 치킨 ‘서울 치킨’. 최상의 육즙을 유지하기 위해 당일 염지한 닭을 최대한 당일 사용하려고 한다. 국내 크래프트 비어 브랜드인 아크의 쌉쌀한 끝 맛이 매력적인 ‘비하이’와 상큼한 밀맥주 ‘허그미’를 곁들일 수 있는데, 이곳에서 제공되는 맥주는 각각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를 컨셉트로 라벨을 리디자인했다.

가장 흥미로운 구성은 서울을 컨셉트로 한 메뉴들이다. 지금 이 순간, 서울의 활기찬 식문화를 하나의 테이블에서 즐기도록 한 것. 2000년대 후반 홍대 앞을 본거지로 국물떡볶이를 유행시킨 죠스떡볶이의 떡볶이와 튀김, 바르다 김선생의 김밥을 세트로 즐길 수 있는 서울의 대표 스트리트 푸드 ‘김떡튀’를 시작으로 옛날 스타일 치킨을 재현한 ‘SUM 치킨’, 남대문 시장에서 줄서서 먹는 호떡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디저트까지 청담동에서 서울 로컬 푸드 투어가 가능해졌다.

레스토랑 메뉴가 정통 이탈리아 요리부터 한국 떡볶이까지 다양한 미식을 아우르는 데 비해 카페 메뉴 구성은 간결한 편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케이크. 총 일곱 종류의 케이크가 준비돼 있는데 그중 톱3는 그릭요거트 치즈 베리무스 케이크와 레드벨벳, 유주무스케이크다. 먼저 그릭요거트 치즈 베리무스 케이크는 요거트 크림치즈 무스와 세 가지 종류의 베리가 상큼함을 돋운다. 자칫 시큼할 수 있는 맛을 달콤한 가나슈가 잡아준다. 걸그룹 레드벨벳을 케이크로 표현한 레드벨벳은 레드벨벳 초콜릿 시트에 크림치즈 프로스팅을 섞었다. 거품처럼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의 크림을 이용해 완성한 유주무스케이크는 케이크는 크림을 얼려 아이스크림과 젤리의 중간 형태의 묘한 식감을 완성했다. 겉을 감싼 하얗고 부드럽고 상큼한 유자 맛 무스와 그 안의 코코넛 퓌레와 가나슈가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다.

 

플라워 부티크 라페트가 보아를 컨셉트로 완성한 콜라주 작품.

플라워 부티크 라페트가 보아를 컨셉트로 완성한 콜라주 작품.

보물찾기를 하듯 아트 피스를 찾아보는 것도 SUM 카페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플라워 부티크 라페트가 안하진 사진가와 함께 보아의 이미지를 활용해 만든 콜라주 ‘BoA’s Wonderland’를 시작으로 슈퍼주니어의 그룹명을 캘리그래피 디자이너 공병각의 시각으로 표현한 ‘에이드 글라스’, 엑소, 소녀시대 등 SM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서울의 명소를 일러스트로 함께 담아낸 건축가 오기사의 ‘서울 12경’ 등 다양하고 트렌디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카페 한편, 투명 유리를 지나면 SM 엔터테인먼트가 그간 구축해온 수많은 작업물을 전시한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작업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라이브러리로 음반부터 콜라보레이션, 아트워크까지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해 사옥을 찾는 이들이 SM의 아이덴티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거대한 우주복. 엑소의 ‘Sing for You’ 뮤직비디오 속 세훈이 입었던 그 의상이다. 샤이니의 멤버 키와 비욘드 클로젯 디자이너 고태용이 협업해 완성한 맨투맨 티셔츠 등 많은 사랑을 받은 상업 제품들은 물론 샤이니 종현의 솔로곡 ‘하루의 끝’의 작곡 악보도 만날 수 있다. 방대한 아카이브 속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슈퍼주니어와 포터블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이 협업해 완성한 MP3 플레이어 ‘AK Jr’를 통해 6백여 곡에 달하는 SM 뮤지션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 한구석에 그해 발표한 음반들을 소개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상징적인 기록물인 ‘Year Book’이 펼쳐져 있다. 입구 데스크에 컨시어지 팀이 상주하고 있어 라이브러리 내부를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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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있는 SUM 마켓에서는 커틀러리와 디자이너 식기를 비롯해 이탈리아 파스타 브랜드 데체코의 삼색 파르팔레, 이바라 올리브 등 감각적인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한쪽에는 컨비니언스 스토어 컨셉트로 SM 뮤지션과 협업한 F&B 상품과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판매하는 데 그 인기가 대단하다. 엑소 손짜장, 슈퍼주니어 하바네로 라면, 동방신기 트러플로즈 초콜릿,소녀시대 팝콘, 레드벨벳 데일리 스파클링 자몽 등 이마트와 SM이 협업한 PL 브랜드 제품은 연일 품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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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의 기념품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련된 패키지 속 ‘고퀄리티’에 놀라게 될 것.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 10시 이후 디제잉이 펼쳐진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 10시 이후 디제잉이 펼쳐진다.

SMT SEOUL

SM 커뮤니케이션센터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 SUM 카페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다이닝 공간, SMT SEOUL이 있다. 프리마 호텔 건너편 5층 건물 전체를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킨 곳으로 지난 1월 오픈했다. 대규모인 만큼 층별로 컨셉트를 달리해 다양한 미식을 가능하게 했다. 먼저 1, 2층인 플레이 그라운드는 낮에는 런치와 디저트 카페, 저녁에는 타파스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정통 스페인풍에서 벗어나 서울의 아이덴티티를 자유롭게 담아낸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타파스를 맛볼 수 있다. SMT SEOUL에서 타파스는 그 의미 그대로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인 것. 불고기와 치킨, 부대찌개,빈대떡이 등장하기도 하고 참치 다타키, 고등어 오븐구이, 영계 통구이, 주꾸미 초회, 코다리 무침 등 국경이 없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 이후 2층 DJ 바 에서 디제잉이 펼쳐진다. 진 ‘몽키47’과 자몽을 섞은 ‘SM핑크블라섬’은 SMT SEOUL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칵테일. 1, 2층이 시끌벅적한 활기와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이라면 3, 4층 펜트하우스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차분하게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특히 4층 전체는 개별 룸으로 채워져 있다. 5층에는 프라이빗 파티를 열 수 있는 대형 룸과 야외 테라스가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