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
“너, 우리 미영이한테 왜 그랬니?”
‘나도 이런 언니!’를 외치게 했던 장면. 극 중 변혜영(이유리)은 학창 시절 동생(정소민)을 괴롭혔던 과거를 은근슬쩍 넘어가려던 예비 올케에게 ‘오늘은 미영이 언니 자격으로 나온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혜영의 살벌한 발음과 표정에 사실을 고백하지 않고는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보인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유리는 편의점에서 반숙 계란을 안주 삼아 텀블러에 소맥을 타서 시원하게 들이키는 장면부터 류수영과의 현실 연애를 찰지게 그려내, 전에 없던 주말 드라마계의 걸크러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귓속말> 이보영
“댁에는 다음에 가세요, 오늘은 못 보내 드리겠네.”
엄마가 되고 돌아온 이보영은 강인해졌다. 그녀는 억울한 누명과 거대 기업의 비리를 밝히고자 고군분투하는 형사 신영주 역을 맡아, 거침 없는 액션과 단호한 어조를 선보였다. 드라마 <귓속말>은 ‘정의는 살아있고, 권력 앞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기본적인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쫄깃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악행을 일삼던 ‘태백’의 대표 김갑수를 체포하는 이 장면에 더해진 이보영의 통쾌한 대사는, 현실의 한 부분과 오버랩되며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샀다.
<자체발광 오피스> 고아성
“이건 절박함을 이용한 기만입니다, 부장님!”
60만 취준생을 대변했던 고아성은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를 통해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 속 고아성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이면, 또 어떤 사이다 대사가 이어질까 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이어졌다고. 큰 눈으로 또박또박, 부당한걸 부당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활약은 면접장, 엘레베이터, 회의실, 장소와 직급을 불문하고 펼쳐졌다.
<김과장> 남궁민
“누군지 아는 것과 비용을 처리하는 건 별개의 문제죠.”
‘남궁민의 재발견’이라고 회자되는 드라마 <김과장> 속 남궁민의 대사를 들어보면, 어느 하나 틀린 구절이 없다. 뻔뻔함과 능청스러움으로 무장한 남궁민은 회사의 대표인 아버지만 믿고 안하무인 갑질을 일삼는 본부장에게 ‘팩트 폭격’으로 맞섰다. 이 장면은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꺼내 보기를 권하는, 세상 모든 김과장들을 위한 사이다 장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