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론 티를 즐기는 오후
#스리랑카 케이프 웰리가마
홍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론티의 본고장 스리랑카가 천국처럼 느껴질 것이다. 스리랑카는 1948년부터 1972년까지 실론으로 불렸으며, 섬 앙을 차지한 산맥에서 주로 재배된 홍차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케이프 웰리가마’는 이런 스리랑카의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딜마(Dilmah)에서 운영하는 리조트다. 섬 남쪽에 있는 웰리가마만을 둘러싼 절벽 위에 있어 인도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경이 시원스럽다. 서쪽의 코갈라 (Koggala) 호수에서 카약을 타고 야생동물을 구경하거나 근처의 국립공원을 탐험하며 스리랑카의 자연을 둘러보아도 좋은데, 특히 배를 타고 근처 자매도시인 미리사 (Mirissa) 앞바다로 나가는 고래 투어는 흰긴수염고래, 향유고래를 등 다양한 고래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투어에서 돌아와 딜마의 프리미엄 홍차로 구성된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기다 보면 깊은 풍미에 여행의 피로가 금방 가실 것 같다.
인도양의 해변을 거닐다
#스리랑카 아만웰라
스리랑카는 수백 년에 걸쳐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끊임없이 인도 대륙의 주인들에게 공격받 아온 수난의 역사를 간직한 나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자에게는 그런 과거 때문에 동서양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갖게 된 스리랑카가 매력적인 목적지로 다가온다. 이 섬의 정남쪽에 있는 마을 탕골(Tangalle)에 ‘아만웰라’ 리조트가 있다. 화이트 톤의 석조 건물에 테라코타 지붕을 인 리조트 건물은 정갈하고 우아한 멋 이 있다. 여기에 독채마다 있는 프라이빗 풀, 코코넛 야자수가 자라는 정원과 백사장이 보이는 테라스 전경까지 더해지니 허니문 느낌이 제대로 난다. 다이닝으로는 인도양의 신선한 해산물이 준비되어 있고, 스파에 사용하는 제품은 스리랑카의 허브와 꽃으로 만든다. 전통 도자 공예로 유명한 탕골 마을이나 거대한 바위를 파내 만든 물키리갈라(Mulkirigala) 불교 석굴 사원을 둘러봐도 좋다.
진정한 힐링이 필요한 때
#스리랑카 산타니 웰니스 리조트 & 스파
결혼식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터라 신혼여행에서는 휴식과 재충전에 집중하고 싶다면 ‘산타니 웰니 스 리조트 & 스파’를 찾아가도 좋겠다. 리조트는 스리랑카섬 한가운데 고산 지역에 자리한 불교 성지 캔디 (Kandy)에서 차로 한 시간 떨어진, 과거 홍차밭이던 산자락에 있다. 많은 휴양지의 숙박 시설이 스파와 각종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이곳의 웰니스 프로그램은 투숙객 개개인의 몸과 심리 상태, 집중하고 싶은 부위를 파악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특별하다. 스트레스 해소, 불면증 완화, 수술 후 재활, 체중 감량, 디톡스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과정과 단계에 따라 스파, 요가, 명상, 트레킹 등 맞춤 활동을 제안한다. 리조트가 위치한 곳은 지대가 높다 보니 1년 내내 덥지 않아 드넓게 펼쳐진 숲에서 삼림욕을 하기도 좋다. 또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실내 인테리어는 투숙객들이 여행하며 복잡한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는 데 집중하게 한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장을 앞둔 정신 수양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결혼 준비로 쌓인 피로를 푸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될 듯하다. 부처님의 치아를 모신 불치사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캔디 나들이는 리조트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오아시스에서 즐기는 글램핑
#인도 더 세라이
인도는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서 수천 년간 쌓은 내공을 지닌 나라다. 땅도 넓고 갈 곳도, 볼 것도 일일이 꼽기 어려울 만큼 많은 나라지만 결혼 준비에 지친 신혼부부가 허니문으로 가기엔 버거운 곳일 수 있다. 푹신한 호텔 침대에서 한껏 게으름을 부리다가 아로마 향 이 가득한 스파에서 마사지를 즐긴 후 산해진미를 맛보는 젯셋족의 여행 패턴을 따르면서도, 유명 신혼여행지와 다른 이색적인 공간을 원한다면 자이살 메르(Jaisalmer)에 위치한 캠핑 리조트 ‘더 세라이’가 제격이다. 석양 아래 금 빛으로 빛나는 고성과 흙으로 만들어진 유적지 덕분에 ‘황금 도시’로 불리는 자이살메르는 인도 북서부 타르사막 남쪽에 발달한 도시다. 그렇다. 작열하는 태양 빛을 머금은 모래언덕의 초현실적 풍경, 낙타를 타고 떠나는 이국적인 사파리, 환한 달빛 아래 그와 나누는 은밀한 시간, 신혼여행에서 이런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사막 한가운데 숨은 오아시스처럼 느껴지는 인피니티 풀과 매끈하게 다듬은 사암 바닥 위에 견고하게 세운 거대한 텐트 스위트는 글램핑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대자연의 정기를 듬뿍 받다
#인도 아난다 인 더 히말라야
히말라야산맥에서 흘러나온 갠지스강이 내륙으로 뻗어가는 지점에 성스러운 마을로 통하는 리시케쉬(Rishikesh)가 있다. ‘아난다 인 더 히말라야’는 리시케쉬에서 산맥으로 향하는 산등성이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인도를 다스리던 왕 마하라자 (Maharaja)가 살던 왕궁과 그 부지에 자리한 리조트는 24개의 트리트먼트 룸이 있는 거대한 스파를 갖추고 있다. 스파에는 힌두 고대 의학인 아유르베다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과 관련 숙박 패키지가 마련돼 있다. 투숙객은 원하면 전문가와 상담해 맞춤 테라피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영양사가 고안한 아유 르베다식 식단을 포함해 마사지, 명상, 요가 클래스도 포함된다. 때때로 특별 테라피스트를 만날 수 있는 워크숍이 열리기도 하니 웹사이트에서 스케줄을 확인해보길. 리조트에는 이곳만의 특별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는데, 사파리 투어와 히말라야 트레킹, 힌두교 예배 의식인 아라티(Aaratti) 체험 등이 다. 인류 문명이 생겨난 갠지스강에서 래프팅에 도전하는 건 두고두고 자랑할 만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유서 깊은 요새에 머물다
#인도 알릴라 포트 비쉬앙가
평소 세계의 이름난 고성에서 묵어보는 것이 꿈이었다면 이곳에서 보내는 허니문이 더욱 특별할 수 있다.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의 주도 자이푸르 (Jaipur)에 올해 2월 문을 연 ‘알릴라 포트 비쉬앙가’는 포트(fort)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2백30년 된 요새를 리노베이션한 호텔이다. 16~19세기 인도 지역을 평정한 무굴제국을 상징하는 자이푸르의 요새 중 하나였던 건물이라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무굴제국 양식과 영국 양식이 혼합된 건물로 외관은 견고한 느낌이지만, 화이트 톤의 내부는 심플하면서도 인도 건축양식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적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언덕 꼭대기에 지어진 요새는 이제 라자스탄 지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듯하다. 개장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이참에 얼리어답터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왕의 초대를 받다
#인도 타지 팔락누마
만약 궁전에서 살거나 손님으로 묵을 기회가 생긴다면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인도는 수많은 왕조가 번영하고 쇠락하는 동안 제국의 찬란한 전성기를 증언하는 호화로운 건축물이 곳곳에 세워졌고, 현대에 와서 많은 왕궁을 일반에 개방하면서 인도 왕조의 화려한 문화를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최고급 호텔로 변신한 몇몇 왕궁 중에서 인도 남부 내륙지방의 중심지 중 하나인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는 19세기 말에 지어진 타지 팔락 누마궁이 있다. 궁은 당시 하이데라바드 왕국의 주인이던 니잠 왕실의 객실로 사용되다가 1950년 초 왕국이 무너지면서 폐쇄 되었는데, 2010년 복원해 지금의 호텔로 탈바꿈했다. 궁은 인 도 특유의 색채와 프레스코 양식 등 서양의 건축양식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 객실은 물론이고, 벨기에에서 공수한 거대한 샹들리에가 있는 다이닝 룸 또한 입이 떡 벌어지게 화려하다. 니잠 왕실은 당시 세계 최고의 부호이자 예술품과 주얼리 컬렉터였는데, 호텔에 그의 보물 중 상당수가 전시되어 있어 호텔에 묵지 않는 여행객도 많이 찾아온다. 왕의 손님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