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평

구수한 이름을 가진 만평은 복잡한 합정역을 벗어난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별다를 것 없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마치 대학교 동아리방을 연상시키는 듯한 철문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 문을 여는 순간 만평의 세계는 펼쳐진다. 어딘가 어색하지만 충분히 조화로운 인테리어 속에서 미러볼은 오색으로 번쩍이며, 주인장이 직접 제작했다는 DJ테이블에서는 턴테이블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무한도전>에 출연해 `양평이형`으로 이름을 알린 장기하와 얼굴들의 하세가와 요헤이가 한 달에 한 번 음악을 틀기 위해 방문한다니,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27, 2층
영업시간 매일 18:00~02:00
문의 010-4755-9997

 

2 클리크 레코즈

조명과 아크릴 도매상이 밀접한 곳이라 퀵 오토바이가 쉼 없이 오가는 을지로 3가. 보물 찾기라도 하 듯 을지로 3가의 뒷골목을 굽이굽이 꺾어 들어가면, 마침내 인쇄소 3층에 자리한 클리크 레코즈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 주인장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건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부터다. 계단 옆 무심히 놓인 화분 덕에 다소 삭막했던 분위기가 전환되기 시작하고, 온통 하얀 내부 공간에 들어서면 그림처럼 전시된 LP 판이 마음을 정화시킨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유니크한 공간 구경에 넋 놓고 있을 동안 프랑스인 DJ가 선곡한 일렉트로닉, IDM, 80년대 팝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2길 8, 3층
영업시간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4:00~20:00
문의 cliquerecords.kr@gmail.com

 

3 레코드이슈

경리단 길의 파란 벽돌집이라 불리는 레코드이슈는 강한 아우라만큼이나 그 속이 무척 알차다. 과연 레코드로 이슈를 이르킬만한 수많은 희귀 LP 판들이 가게 곳곳에 놓여 있는데, 장르별로 잘 구분되어 있어 취향에 맞춰 고르기 편하다. 핸드드립 커피나 맥주 한 잔을 들고 레코드판에 가려져 있던 구석진 곳으로 가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드러난다. 조용히 앉아 커다란 창문 밖을 바라보면 흐르는 음악과 함께 사계절 풍경도 흐르고, 그렇게 인스타 인생 컷도 PICK! 2000년대 이전에 탄생한 음반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LP 음반과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청음회도 매주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이보다 친절할 수가 없다.

주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13가길 57, 1층
영업시간 평일15:00~22:00, 월요일 휴무
문의 02-6105-6139

 

4 백인 더 데이

힙합 카페였던 백인 더 데이가 힙합 바이널 바로 재오픈하면서 블랙뮤직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장 DJ 탐닉이 LP 판으로만 디제잉을 선보이면, 알엔비, 쏘울 등 힙합의 여러 장르를 오가는 명품 선곡에 저절로 글루브를 타게 된다. 고급 더치를 붐박스, 턴테이블, 마이크 모양으로 얼린 `아이스 큐브 라떼`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는 레코드로만 디제잉하는 `스위치 레코드 데이`가 진행되며, 종종 힙합 음감회도 열린다고 하니 힙합의 필로 충만한 백인 더 데이의 프로참석러가 되어 보시길.

주소 서울 마포구 양화로 6길 99, 지하
영업시간 평일 18:00~02:00, 월요일 휴무
문의 02-325-0123

 

5 음레코드

`음`이라는 강렬한 텍스처를 대문짝만하게 붙여놓은 음레코드는 바이닐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국내외 희귀 LP에서부터 최신 앨범까지 두루두루 감상할 수 있는 1층의 감상실과 쇼룸에는 바이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층의 홈레코딩 룸과 클리닝 룸에서는 그동안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전문적인 바이닐 케어 서비스와 컨설팅이 제공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음레코드의 자랑, 루프트탑에 오르면 남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진풍경과 맥주 한 잔의 콜라보가 기다리고 있다. 층층이 볼거리로 가득하니 시간을 여유롭게 두고 방문하시기를 권한다.

주소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145
영업시간 평일 12:00~24:00 / 금, 토요일12:00~02:00 / 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70-8959-9999

 

6 곱창전골

홍대 산울림 소극장 근처에 위치한 곱창전골에서는 곱창전골을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곱창전골만큼이나 풍미가 깊은 7080 가요를 LP 판으로 마음껏 맛볼 수 있다. 곱창전골의 엉뚱한 매력은 이름에서 그치지 않고 인테리어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시대별 각종 잡동사니와 공간을 비추는 몽환적인 붉은 불빛은 제3의 세계로 이끄는 것만 같다. 물론 이 모든 언밸런스의 미학은 음악을 듣기 위한 준비물에 불과하다. LP 판이 겹겹이 쌓여있는 가게 정면에는 턴테이블과 DJ만이 설 수 있는 작은 무대가 연출되어 있다. 네 명의 DJ가  번갈아 가면서 LP판을 틀어주면 음악에 맞춰 고요함을 즐기거나 일어나서 춤을 추는 건 각자의 자유다.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9길 8
영업시간 매일 19:00~04:00
문의 02-3143-2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