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커피 한 잔

브루마블

브루마블이 위치한 한경면 낙수로는 고요한 동네다. 동네의 오래된 집을 카페로 개조한 이곳의 주인은 원래 서울에서 같은 이름의 카페를 운영하다 1년 전쯤 제주로 와 새로 터를 잡았다고 한다. ‘추출하다’는 뜻의 브루와 ‘경이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마블이 더해진 카페 이름은 정작 간판에 없다. 이름을 걸어두는 게 뭐 대수로운 일도 아니고 동네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인장의 생각 때문에 간판 대신 입구에는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낙수로 1’이라는 주소가 적혀 있다. 세 개의 방을 가진 작은 집은 창틀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천장과 바닥 등 많은 부분을 고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카페로 변신했다. 멋 부리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커피를 내리기 위해 딱 두 가지 블렌딩된 원두를 사용하고 잎차 종류도 단순하다. 겨울이면 생초콜릿으로 만든 핫초코도 인기 메뉴. 이곳에서는 커피 잔을 나무 트레이에 올려 내오는데 트레이째 테이블에 끼우는 방식이 독특하다.

주소 제주시 한경면 낙수로 1
영업시간 10:00~19:00(수요일 휴업)
문의 064-774-0080

 

 

작품이 되는 가구와 커피

세컨드 뮤제오 X 프레임 커피

섬 남쪽으로 한참을 달려야 다다를 수 있는 ‘세컨드 뮤제오 × 프레임 커피’는 카페와 빈티지 제품을 파는 가게가 한 공간에 함께 있다. 서울에서 여느 사람들처럼 평범하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던 부부는 어린 두 아이들과 함께 제주에서 한 달을 지냈고, 도시 생활자들은 누릴 수 없는 제주의 삶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어 이주를 결심했다. 그렇게 남편은 커피를 직접 볶고 내리는 바리스타가 되었고 아내는 근사한 작품이라 해도 손색없는 빈티지 소가구와 크고 작은 소품으로 공간을 채웠다. 아내의 ‘세컨드 뮤제오’는 아름다운 물건을 발견하고 가치를 끌어올려 그 물건이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작품처럼 집 안에 배경으로 놓여 집이라는 공간을 하나의 미술관으로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렇듯 물건 하나하나를 가격보다는 가치를 기준으로 고른 덕분에 다른 빈티지 가게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아름다운 물건들이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다. 남편의 ‘프레임 커피’는 테이블을 액자 프레임처럼 디자인해 그 위에 올려둔 향이 좋은 커피와 직접 구운 따끈한 빵이 그림처럼 보이는 공간이다. 주인의 남다른 안목으로 진열된 흔치 않은 물건들을 구경하면서 제주에서 머무는 시간을 더 풍요롭게 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주소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8351
영업시간 10:00~17:00(주말, 공휴일 휴업)
문의 070-7771-3008

 

 

아주 작은 레스토랑

주르레

‘주르레’라는 레스토랑 이름은 식당이 위치한 동네 이름이기도 하다. 주르레는 하루에 딱 여섯 팀만 식사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레스토랑인데, 오후 12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예약 손님을 받고 셰프 한 명이 요리를 만드는 일부터 서빙하고 치우는 일까지 도맡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 명이 넘는 팀은 받지 않는다. 메인 메뉴는 파스타와 해몰 옹기 푸알레. 해물 옹기 푸알레는 연어와 딱새우, 조개 등을 옹기에 푸짐하게 담아 오븐에 구운 요리로 짭조름하고 바다의 향을 품고 있는 해산물 요리다. 테이블이 두 개밖에 없어 완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을 원하는 날짜로부터 보름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꽤 인기 있는 식당이어서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주소 제주시 주르레길 55
영업시간 11:00~17:00
문의 064-747-2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