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고, 재미있어요.”
“내가 누군지 몰라?!”
“나 방금 헤라팰리스에 폭탄 설치하고 왔어”

해치지않아 윤종훈 엄기준 봉태규

‘펜트하우스’의 빌런들이 폐가에 모였습니다.

‘펜트하우스’는 국내 최초로 시즌3까지 진행된 드라마.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소요되는 보통의 드라마와 달리
무려 1년6개월 동안 한 배역으로 살았던 배우들은 종영 후
더욱 진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특히 시즌3에 걸쳐 상상이상 예측불가의 악행을 저질렀던
빌런캐릭터들을 연기한 엄기준 봉태규 윤종훈의 공허함은 더욱 컸죠.

이들이 종영과 함께 간 곳은 전남 고흥의 폐가였습니다.

드라마의 여운은 길었습니다.
봉태규는 1년 반동안 했던 가르마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고,
엄기준도 포마드 헤어 스타일만 하다가 오랜만에 펌을 했다며 어색해했죠.

 

@taegyu_bong

 

각진 슈트 대신 편안한 티셔츠를 입고 만난 이들이 간 곳은
휘황찬란한 헤라팰리스를 순식간에 잊게 만드는 고흥의 폐가.
무려 8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이 폐가에서 지내게 된 빌런들은
곧바로 그동안 잊고 살던 육체노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펜트하우스에서 수억원을 휘두르던
이들은 밀짚모자 5천원에 긴장하고
“저희가 돈이 없어서 싼 것을 추천해달라”고 말했죠.

이들이 가장 먼저 웃은 순간은
고물 선풍기가 덜덜덜 소리를 내며 돌아갈 때였죠.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온갖 범죄를 저지르던 이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제 손으로 해야 하는 시골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창호지를 바르고 잡초를 뽑고 장판을 깔고 불을 피우며
‘아이고야’ 곡소리를 냅니다.

“내가 망치를 들고 못질을 해본 게 몇 년 만인지 몰라, 이걸로 사람만 죽였지”
“이게 무슨 힐링이야, 뭐 이런 그지같은 프로그램이 다있어”

가마솥을 걸고 고기를 구웠지만
상상하던 캠핑 라이프는 어디가고,
질긴 육질과 푸세식 화장실뷰에 머쓱해지는 순간을 맞이했죠.

간신히 장판을 깔고 드디어 신발이라도 벗고 집에 있게 된 이들의 첫날.
동고동락한 ‘펜트하우스’ 친구들의 방문을 앞두고 걱정은 커집니다.

“이런 상황에 지아가 오면 짜증내겠는데?”
“누나, 오지마.”

필요한 걸 이야기해달라는 이지아에게 에어컨을 주문하는 주단태.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표정을 짓습니다.

다음날 꽃단장을 한 이지아에게
가장 먼저 한 인사는 “치마를 입고 왔어?” 입니다.
게스트도 예외없이 노동의 세계로 초대하는 빌런들입니다.

“펜트하우스에서 세상 화려하게 있다가 이렇게 …”
‘말잇못’하는 이지아입니다.

이지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펜트하우스’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친
주단태 심수련의 아들 석훈(김영대)과 석경(한지현)
그리고 천서진을 연기한 김소연도 함께 할 예정입니다.

분노폭발 연기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한
국가대표 빌런들의 본캐찾기 프로젝트 ‘해치지 않아’
무해한(?) 빌런들의 매력에 빠져 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