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도는 모양이라는 뜻의 ‘뵤뵤’
제주시 한림읍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뵤뵤카페의 사장님과
주말과 평일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보통 6시에서 6시 30분 사이에 일어나 전날 온 연락들을 확인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에너지를 다 사용해버린 느낌이라 핸드폰의 방해 금지 모드를 켜놓기 때문에 저녁 동안 받은 모든 연락들은 아침에 확인합니다. 그리고 바로 운동을 가요. 그때마다 하는 운동이 바뀌는데 요즘은 골프와 수영을 해요.
운동을 다녀와서 바로 카페로 출근을 해요. 아침 업무도 조금씩 다르지만, 한 가지 꼭 하는 루틴이 있어요. 출근하자마자 커피 세팅을 하며 아메리카노와 라테를 맛보는 것이죠.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 수혈이 필요하기 때문도 맞지만(웃음), 매일 커피의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꼭 맛을 체크해 봐요.
퇴근 시간은 조금 유동적인 편이에요. 그래서 퇴근 후의 일과는 매번 달라지는데, 일이 바빠 지친 날이면 잠들기 전에 맥주 한 캔을 마시고 자요. 하루 종일 고생한 나한테 보상을 주는 거죠.
일을 하지 않는 휴일의 루틴은 어떠한가요? 휴일과 평일을 구분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요?
크게 차이가 있는 건 기상 시간이에요. 큰 일정이 없으면 정기 휴무일 하루만 쉬는데, 하루 정도는 늦잠을 자고 싶어서 알람도 맞추지 않고 자요.
휴무에 큰 루틴은 없어요. 하지만 카페 가는 걸 워낙 좋아해서 카페는 꼭 가곤 하죠. 주로 가는 동네 카페도 있지만, 보통은 소위 ‘핫플‘이라고 불리는 신상 카페를 가요. 새로운 카페를 다니면 트렌드를 많이 알 수 있거든요. 카페를 운영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요.
그렇다고 늘 이러한 생각을 하며 카페를 다니는 건 아니에요. 책을 읽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커피만 마시고 오기도 해요. 휴일에도 너무 일적인 생각만 하는 것도 큰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니까요.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나요?
카페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고, 퇴근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아 아침에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해요. 보통은 운동을 많이 하는데, 사람이다 보니 하기 싫은 날도 있잖아요. 그럼 가볍게 웹툰을 찾아볼 때도 있고, 영화를 보는 날도 있어요. 이렇게 출근 전 아침을 온전히 보내고 나면, 그날 일에 더 집중을 할 수도 있고 일도 더 잘 풀리는 거 같아요.
제주에서 휴식이 필요할 때 방문하는 곳이 있다면요?
밤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 가는 곳이 있어요. ‘법환 포구 해안 도로’인데요. 집에서도 가깝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어서 자주 방문하게 돼요. 밤에 불이 들어오는 산책로를 정처 없이 걷기도 하고, 돌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좋아 한참을 앉아있다 올 때도 있어요.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느끼는 특별한 것들이 있나요?
제주도 그 자체가 주는 특별함이 있어요. 일을 하다가 고개만 들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도 너무 좋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돌담길, 야자수, 들꽃도 너무 좋아요. 그렇지만 저는 제주도에 살고 있어 이런 특별함을 잊고 살 때도 있어요.
하지만 카페에 주로 오시는 손님들이 여행을 온 관광객이다 보니 그들의 반응을 살피다 보면, 다시금 제주도에 대한 설렘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잊고 있던 제주도에 대한 소중함도, 그 특별함도 떠오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