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기상이변은 경신된다. 매일 전해지는 폭우와 폭설, 폭염의 경보 속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무분별하게 생명을 죽이고, 먹고, 낭비하고, 버린다. 그 가운데 절망을 딛고 내일에 오늘의 재난을 대물림하지 않을 것이라, 재앙의 시나리오대로 살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있다. 내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오늘, 우리, 이곳임을 믿는 새 시대의 새 사람들. 이들이 쟁취할 내일에 대하여.

황서영

1996, 이엪지(EFG) 팀원 (@efgvillage)
채식을 시작한 뒤 마음이 맞는 한 친구를 만나 비거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브랜드 ‘이엪지(EFG)’를 만들었다. ‘우리가 만드는 비건적 태도’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비건 지향인들과 소통 중이다.

종 차별도 금지하는 차별 금지법이 있는 세상.

행동의 시작 ‘개를 먹는 행위와 소나 돼지, 닭을 먹는 행위에 대한 인식 차이는 왜 발생할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난 스스로 동물을 매우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동물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도 갖고 있었지만 이와 동시에 고기를 좋아했다. 나름대로 대답을 하며 내 생각과 행동 사이의 모순을 발견했고, 이는 채식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최대 관심사 동물권. 동물권은 ‘사람이 아닌 동물’을 위한 개념이 아니기에 인권을 포함한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 거주할 수밖에 없는 사람, 거동이 불편해 다닐 수 있는 길이 한정적인 사람, 발이 묶여있는 수많은 비인간 동물. 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성이다.

행동과 실천 지속 가능성과 관련한 문제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표적으로는 노동권이 있다. 공장식 축산업은 이주 노동자를 주로 고용하기 때문에 수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이슈조차 되지 않고,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특정 산업을 철폐하거나 고용 인원을 줄이면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는다.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누구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나 혼자 할 수 없는 거대한 일이기에 이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단체에 개인적으로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주목하는 이슈 개 식용 종식. 대한민국은 개 농장이 운영되는 유일한 국가다. 축산법 상 개는 가축으로 분류되기에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합법적으로 개 농장을 운영할 수 있지만, 식품위생법에 의하면 개의 식용 판매와 유통이 불법이다. 불법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농장은 자취를 숨기고, 법을 위반하는 거래가 발생하고, 비인도적이며 비위생적인 도살과 가공 처리가 벌어진다. 아직도 한 해에 1백50만 명이 넘는 개가 도살되고 있는 현실이다. (난 종 평등의 관점에서 인간과 비인간 동물에게 언어를 달리 사용하는 것을 지양한다.)

우리가 바꿀 내일은 ‘종 차별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이 있는 세상. 서로를 상처 주고 짓밟으려 하지 않는, 다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미래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