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절망을 딛고,
미움 없이 사랑하며,
모두가 나로서 안전하게 살아갈 곳.

더 아름다운,
그래야 마땅한 세상을 향한 목소리가
사각의 장면에 담겨 있다.

 

The Girl’s Room
소녀의 방

애슐리 아미티지 Ashley Armitage

시애틀 출신 사진가. 어떠한 기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나답게 존재하는 젊은 여성들을 친근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검은 피부, 마르지 않은 몸, 여드름과 체모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2년 3월호)

최대 관심사 소녀와 여성성. 현대의 젊은 여성이 살아가는 삶이 지닌 의미.

프로젝트의 시작 대학생 때부터 침실이나 욕실을 비롯한 사적인 공간에 있는 여성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소녀 시절의 추억이나 환상을 재현하는 작업을 좋아한다.

포착한 장면 지난해 12월, 시카고의 한 가정집에서 촬영했다. 사진 속 여성 스타사(Stasa)는 마치 수조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수조를 통해 스타사를
바라보며 ‘더블 테이크’를 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내가 어릴 때이던 2000년대 초반의 미디어는 대부분 한정적인 아름다움을 다뤘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면도날만큼이나 얇았고, 그로 인해 소수의 사람들만 자연스레 어울렸다. 당시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마침내 다양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 등을 지닌, 모든 유형의 사람들을 매거진을 비롯한 미디어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추구하는 가치 표현의 다양성을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수많은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

 

 

Arctic
북극

무스타파 압둘라지즈 Mustafah Abdulaziz

뉴욕 출신 사진가로 현재 베를린에 거주 중이다. 세계 곳곳에서 물의 다양한 면면을 포착하는 프로젝트 ‘Water’를 10여 년간 진행해왔다.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거울처럼 비추는 물의 가치에 대해 꾸준히 알리고 있다.(2022년 8월호)

최대 관심사 내가 언제 어디에 있든, 눈앞에 펼쳐진 자연재해와 지구를 파괴하는 데 연루된 사람들에게 대항하는 것이 목적이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는, 현재의 긴박한 상황을 사진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프로젝트의 시작 2011년부터 다양한 형태의 물을 포착해왔다. 이를 통해 인간의 필요와 욕구의 교차점, 우리의 선택이 미래에 지닐 의미를 알아가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프로젝트의 범위를 북극으로 확장해 자연을 더 다양한 시점으로 담아내는 중이다. 이상기후로 변화하는 지구의 위용과 인간이 만들어낸 상처의 메아리가 이 프로젝트에 담겨 있다.

포착한 장면 2022년 여름, 북극 해수면이 기록적으로 낮아졌다. 지상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지역을 촬영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방법을 택했는데, 마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페트리접시에 담아 현미경으로 면밀히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기후변화와 그것이 인간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이 시대의 심각한,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인간 스스로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버린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닐까 싶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내 사진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결국 모든 인간을 가리킨다. 난 북극의 해수면과 빙하를 보면서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존재를 느낀다. 그들이 자초한 미래가 우리의 현실로 다가온 셈이니 말이다. 우리가 언젠가 보상을 받으려면 지금 마땅한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추구하는 가치 현장에서 힘들고 외로울 때, 그리고 내가 지금 베를린의 아늑한 아파트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 내려갈 때 나를 인도하는 건 ‘인내심’이다. 만약 당신이 이 인터뷰를 읽은 후 세상을 위한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거나 이미 그런 노력을 하는 중이라면, 노력을 그만두어야 할 이유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단 하나다. 참으면서 나아가면 된다. 인내에서 힘을 얻는다면, 이 길의 끝에서 심오하게 아름다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Drummies
드러미즈

앨리스 만 Alice Mann

카메라 앞에 선 대상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작업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진가. 수십 명의 소녀들로 이뤄진 ‘드럼 메이저레츠’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담아내며 도전과 긍지, 열정 어린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2022년 10월호)

최대 관심사 성년, 개인의 정체성, 공동체.

프로젝트의 시작 남아프리카공화국 소녀들로 이뤄진 ‘드럼 메이저레츠’를 사진에 담았다. 드럼 메이저레츠는 스포츠 행사나 축제 현장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팀으로, ‘드러미즈’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이들을 사진에 담으며 현대의 젊은 여성이 팀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며 느끼는 소속감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다.

포착한 장면 내가 특히 좋아하는 사진이다. 소녀들이 위협적으로 보여서 좋다. 난 카메라 앞에 선 소녀들을 깊이 존중했고, 이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오롯이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내가 만난 소녀들은 단결했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었고, 도전을 이어나갔다. 이처럼 ‘젊은 여성은 연약하고 무력하다’는 전형적 인식을 깨부수고 싶다. 젊은 여성이 스스로를 추앙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이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은 곧 우리의 미래이니 말이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드러미즈가 보여준 강인한 힘이 당신에게도 전해지기를.

 

 

Ala Allah
신에게

샤를 티에팽 Charles Thiefaine

프랑스 출신 사진가로 프랑스와 이라크를 오가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의 일상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작업을 진행하며 바그다드의 가정집, 모술의 난민 캠프 등을 찾아가 셔터를 눌렀다. (2019년 10월호)

최대 관심사 내가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라크의 20~30대 청년에게 관심이 많다. 이들이 전시 상황 또는 전후에 스스로 자유를 창조해내는 방식이 특히 흥미롭다.

프로젝트의 시작 2018년부터 이라크 북부에 사는 사람들의 집, 직장, 학교 등에 동행하며 현지의 일상을 담아냈다.

포착한 장면 이슬람국가(IS) 최대 거점이던 모술의 난민 캠프에서 촬영했다. 이 웨딩드레스를 발견했을 때, 기쁜 행사로 여겨지는 결혼식의 상징인 이 옷이 회복력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난민 캠프의 미성년 여성들이 실향민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제 결혼을 한다는 슬픈 현실을 드러내고, 갈등으로 점철된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리려 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여성이 경제적 이유로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있다. 결혼은 가족을 위한 지참금을 받고, 남편과 함께 난민 캠프를 떠나 마을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강요된 결혼을 한 미성년 여성은 폭력이나 범죄의 대상이 될 위험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이 사진에는 결혼의 기쁨과 슬픔이 모두 담겨 있다. 설명에 따라 여러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사진이라 흥미롭다. 이는 사진의 인식과 해석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추구하는 가치 난 지금까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지역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을 통해, 일상의 여러 제약을 견뎌야 하는 청년의 행동이 지닌 힘을 환기하고 싶다. 부패와 방종으로 훼손된 곳일지라도, 각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선택한 방법이 긍정적인 내일을 만들 수 있음을 증언해나갈 것이다.

 

 

Motherhood
모성

루치아 요스트 Lucia Jost

여성과 도시의 연결 고리에 대한 탐구를 즐기는 베를린의 20대 사진가. 본인 주변의 미혼모와 그 자녀를 사진에 함께 담아내며 어떠한 고정관념도 이상적인 모델도 없는 모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2022년 1월호)

최대 관심사 여성을 향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는 것. 사진을 통해 딸, 엄마, 자매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프로젝트의 시작 10대 나이에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 여성은 종종 틀에 박힌 오해를 받는다. 모든 것이 완벽한 ‘슈퍼 맘’이거나, 이와 반대로 본인의 삶을 포기한 채 극도로 지친 상태에 놓여 있다거나. 난 오늘날 젊은 어머니의 현실이 이 둘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어머니들이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새롭게 마주한 현실과 씨름해도 괜찮고, 현실적인 모성의 표현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포착한 장면 내 프로젝트에 함께한 여성들은 대부분 내 친구 또는 지인이다. 이 사진에는 셀레스테(Celeste)가 욕실에서 딸을 양손으로 들어 안는 모습을 담았다.

셔터를 누르는 마음 카메라를 매개로 젊은 어머니와 자녀가 살아가는 삶의 일부가 될 수 있어 행복했다.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미래지향적 어머니로 살아가는 여성들이 자랑스러웠다.

새롭게 발견한 현실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가장 보수가 낮은 역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전 세계의 어머니들이 매일 하는 돌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일부 나라에서 젊은 미혼모들이 국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만약 여성이 자녀의 양육을 포기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이를 키우는 동시에 자신의 삶도 완성해가는, 용기 있는 모성애를 향해 헌사를 건네고 싶다. 아이가 있는 여성도 훌륭한 교육을 받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기회를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 젊은 어머니를 지원하며 그들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일은 더 공정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어머니에게 자주 전화할 것. 당신이 어머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 감사할 것. 그분이 당신을 위해 자신의 삶에 찾아온 기회를 놓쳤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그리고 가능하면 젊은 여성의 삶을 지원하기를 바란다.

 

 

Journey to Impurity
불순으로의 여정

마리아 콘트레라스 콜 Maria Contreras Coll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여성을 둘러싼 가부장적 개념과 사회구조를 다루며 스토리텔링을 통한 변화를 꾀한다. 장기간 이어온 연습과 연구, 친밀한 접근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2019년 11월호)

최대 관심사 2017년부터 ‘여성이 어떻게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있다. 여성이 가부장적 통념을 벗어나 스스로에게 힘을 부여하는 방식을 연구해왔다.

프로젝트의 시작 힌두교의 영향으로 월경권에 제한을 받는 네팔 여자아이들 이야기다. 이 소녀들은 그들 사회에서 불결하다고 여겨지는 생리를 할 때 환경이 열악한 작은 오두막에 갇혀 지내야 했고, 누구와도 만날 수 없었다.

포착한 장면 사진 속 소녀 수레카(Sureka)의 첫 생리 기간에 촬영한 사진이다. 당시 수레카의 상황이 아주 취약했다. 나를 그때 그곳에 있도록 허락해준 수레카에게 존경심을 느꼈다.

새롭게 발견한 사실 네팔 활동가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현지에서 벌어지는 일이 단순히 생리에 대한 관행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변화를 일으켜 월경권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여성들이 있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생리를 터부시하는 시선을 바꾸고 싶다. 모든 여성이 생리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며 자신의 몸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이 존중받고,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자격이 있다고 확신하는 세상을 꿈꾼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당신이 어디에 있든 생리라는 화두를 꺼내기를 바란다.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생리를 하는 만큼,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다.

 

 

Vadhu
신부

스판디타 말리크 Spandita Malik

여성 인권과 관련한 현 시대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인도의 시각예술가. 현지 여성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을 천에 인쇄하고, 사진 속 여성이 직접 수를 놓으며 협업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다. (2022년 11월호)

최대 관심사 젠더 폭력과 여성의 권리. 2012년, 한 여대생이 성폭력으로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진 인도에서 생활하며 불공평하고 불평등한 환경에 처한 여성에 대해 보다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시작 인도 곳곳에서 현지의 전통 자수를 배워 생활을 이어가는 가정 폭력 피해 여성들을 만났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여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이들은 본인의 사진에 직접 수를 놓았다. 나는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통제하지 않고, 그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새로운 관점을 담아내고자 했다. 어떤 지침이나 규칙 없이 자유롭게 만들어낸 결과물을 통해 여성들은 경제적 자유를 얻었고, 더 나아가 ‘나’의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예술가가 되었다.

완성한 장면 갓 결혼한 여성 룩메쉬(Rukmesh)를 그의 남편 집에서 촬영했다. 사진 속 벽에는 손자국이 있는데, 이는 시댁의 환영을 상징한다. 룩메쉬는 이 사진 위에 직접 손자국 모양의 자수를 놓았다. 본인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가정 폭력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고착되어 있다고 믿는다. 가정 폭력을 당한 인도 여성의 수는 팬데믹을 거치며 급증했고, 이는 한 나라나 문화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도 여성들의 목소리가 모든 여성의 권리, 특히 안전에 관한 기본적 인권과 성폭력을 다루는 법 집행의 필요성을 알리기를 바란다.

추구하는 가치 여성과 함께, 여성을 위해 작업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여성을 둘러싼 여러 모순을 계속해서 깨나가고 싶다.

 

 

Us
우리

로나 바 & 오펙 아브샬롬 Rona Bar & Ofek Avshalom

이스라엘 출신 사진가 듀오. 예술사 관련 지식과 현대 문화 전반에 대한 가치관을 접목하며 카메라를 든다. 오늘날 사회의 면면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며 감정을 건드리고 생각을 자극한다.(2022년 2월호)

최대 관심사 개인의 개성과 정체성, 인간관계. 그것을 정직하고 뚜렷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프로젝트의 시작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이 격리되어야 했던 기간에 사적인 관계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했다. 우리는 약 2년간 이스라엘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연인들을 찾아갔다. 성별, 나이, 체형과 장애 여부, 사회적 규범, 문화 등을 뛰어넘는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를 사진에 담았다.

포착한 장면 2021년 겨울, 수개월 동안 연애 중인 10대 여성 로미(Romi)와 가이아(Gaia)를 그들의 집에서 찍었다. 촬영을 마치면 항상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목격하고 기념한 모든 순간에 감사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성별과 인종 등 ‘정상적인’ 연인을 가르는 사회적 기준이 있지만, 이 세상에는 미디어에서 자주 발견할 수 없는 형태의 연인들도 살아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함으로써 이 세상에서 종종 간과하는 존재에 대해, 진실은 훨씬 다채롭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이 사진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면 좋겠다.

추구하는 가치 우리의 작업이 인간의 무한하고 다채로운 면면을 알리는 거울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모든 사회적 기준을 허물어가고 싶다.

 

 

Heaven Can’t Wait
천국은 기다리지 않는다

마틸데 가토니 Matilde Gattoni

바르셀로나 출신 사진가. 20여 년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자연재해와 전쟁 현장을 찾아다니며 촬영해왔다. 환경과 인권 등 현대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의 진상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2019년 3월호)

최대 관심사 인류와 자연의 관계 그리고 기후 위기의 영향.

프로젝트의 시작 모로코에 있는 오아시스의 3분의 2가 사하라 사막 개발과 생태계 파괴로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남아 있는 오아시스를 지키고, 잊고 지내던 오아시스의 존재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2022년 3월에 이 지역을 찾아가 3주간 머무르며 우리의 미래를 형성할 수 있는 투쟁을 목격했다.

포착한 장면 한 마을 주민이 낙타에게 드라강(Draa River)의 메마른 땅에서 구한 허브를 먹이고 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기온 상승과 극심한 가뭄이 사막화를 앞당기며 인류의 삶을 위협할 때, 오아시스는 이에 맞서는 훌륭한 전사가 되어준다. 오아시스가 농업과 건축을 비롯한 현대 문명과 깊은 연관을 맺으며 생존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인간이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오아시스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한 명 한 명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목소리를 높이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될 수 있다. 우리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러니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

추구하는 가치 세상의 어느 곳에 가더라도, 나에게 가장 감동을 주는 주제를 정하는 것. 그 이야기에 대한 열정이 카메라를 들게 한다.

 

 

Ballet Manguinhos
망기뉴스의 발레단

예브게니 마카로프 Evgeny Makarov

플로리다주에서 태어난 후 독일과 러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진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넘어 사회적 현실을 해결하는 도구로서 작업을 이어간다. 인간의 상호작용이 낳는 사회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0년 5월호)

최대 관심사 인간이 상호작용하며 문제를 창조하거나 해결하는 과정, 불평등을 다루는 방법.

프로젝트의 시작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거주하던 당시 뉴스를 통해 빈민가의 발레단 이야기를 접했고, 그들을 찾아가 사흘의 시간을 함께하며 사진을 찍었다. 가장 위험한 빈민가로 알려진 망기뉴스(Manguinhos)의 발레 학교에는 2백50여 명의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최고의 무용수로 꼽히던 소녀 마이자(Maysa)가 떠오르는데, 그는 종종 마약상 소년들과 어울리는 친구들과 달리 침실 거울 앞에서 포즈 연습을 하며 아라베스크와 그랑 플리에를 비롯한 발레 동작을 완벽히 해냈다.

포착한 장면 발레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담았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쓰레기 더미, 마약상, 노숙자가 있는 길을 지나야 했다. 새롭게 발견한 현실 발레 학교는 아이들이 일상 속 투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이 되어주었다. 그뿐 아니라, 팬데믹 기간에 식량과 생활용품을 나눠주는 등 지역사회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아동을 지원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에 관한 대화는 중요하다. 기회의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 어린아이들의 문제를 발레 학교를 넘어 공공기관이나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 아동의 권리 옹호와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동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사진을 마주한 이들에게 망기뉴스의 발레 학교는 현재 설립자가 코로나19로 사망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이 학교에 힘을 보태준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 학교의 웹사이트를 통해 기부할 수 있다.

추구하는 가치 공감. 매우 중요한 가치지만, 쉽게 잊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