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LINDER
@cylinder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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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두용 디렉터
실린더는 용산구 삼각지에 두 번째 지점 ‘실린더 2’를 마련해 첫 번째 전시 를 선보였다.
국내 신진 작가의 작업을 조명하는 연례 프로그램 ‘토크(Torque)’를 비롯해 특색 있는 국내외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린더에 대해 소개해주기 바란다. 실린더는 관악구 봉천동과 용산구에 위치한 전시 공간으로, 대안 미술과 상업미술을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미술 생태를 조성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이상하고, 좋고, 호쾌하고, 조금은 낯선 것들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본래 노두용 디렉터의 개인 작업실로 활용하려던 공간이라고 들었다. 실린더가 전시 공간의 성격을 갖추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갤러리 운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영국에서 조소과 석사과정과 아테네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마친 뒤 해외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출국이 어려워지면서 일종의 대비책으로 한국에 작업실을 구한 것이 실린더의 시작이었다. 공모와 경쟁이 반복되는 미술계 구조에 회의감을 느끼던 시기였고, 전 시를 열어주는 곳이 없다면 공간을 만들어 직접 개인전을 기획해보 자는 심정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평소 좋아하던 이원우 작가에게서 실린더 공간을 대여할 수 있는지 문의를 받으면서 자연스럽 게 실린더의 첫 번째 전시인 <AI vs AI>를 열게 됐다. 기획자가 아닌 모더레이터로 참여한 해당 전시를 기점으로 그간 작가로서 작업하며 보고 들은 경험을 기반 삼아 다른 작가의 작업을 함께 이해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실린더라는 공간의 방향성을 재설정하게 됐다.
전시 기획 단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삶의 여러 반경 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획인지를 점검한다. 실린더를 우연히 방문한 관람객 중에는 미술과 관련이 없는 삶을 사는 일반 대중도 많을 텐데, 실린더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저 어렵고 난해한 경험으로 남지 않도 록 전시 텍스트를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구성하는 식이다.
실린더의 연례 프로그램인 ‘토크(Torque)’ 시리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토크’ 시리즈는 학부 졸업을 앞둔 작가들을 초청해 이들 의 졸업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전이다. 대학 재학 중이거나 졸업 후 작가로서 활동을 지속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 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할 때가 많았다. 작가로서 자립하고 다 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실린더가 그 역할을 수행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들을 위해 이후 실린더 1에서 개인전을 진행하거나 아트 페어에 함께 참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실린더 1은 관악구 봉천동이라는 의외의 동네에 자리해 있다. 미국 텍사스의 고속도로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프라다 매장인 프라다 마파(Prada Marfa, 2005)를 레퍼런스로 삼았다. 스칸디나비안 작가 듀오인 엘름그렌과 드락세트(Elmgreen & Dragset)의 설치 작품 인데, 이처럼 누구도 전시 공간이 있을 거라고 쉽게 생각하지 못하 는 장소에 실린더를 열어 엉뚱한 맥락을 유발하고 싶었다.
지난 5월 용산구에 실린더의 두 번째 공간을 마련했다. 어떤 차별점을 두고 두 공간을 운영할 예정인가? 봉천동에 있는 갤러리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던 터라 관람객과 컬렉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두 번째 공간을 마련했다. 두 지점을 함께 운영하면서 진행하는 전시에 조금씩 차이를 둘 예정이다. 예를 들어 실린더 1에서는 ‘토크’ 시리즈를 포함해 이제 막 등장한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실린더 2에서는 중견 작가의 전시를 기획하는 식이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 참가하는 소회가 궁금하다. 작업을 흥미롭게 지켜본 유신애 작가와 함께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 솔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떨리고, 신나고, 행복하고, 기분 좋고, 불안하고, 그야말로 온갖 감정이 공존한다. 세계적인 아트 페어에 참가하겠다는 목표가 실린더 운영의 큰 동력이었는데, 그 꿈에 점점 가
까워지는 과정에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향후 실린더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은가? 미술계 안팎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안전한 지점을 벗어난 담론을 소개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전시 기획이 꼭 거시적인 사회문제나 대의에 대해 질문하는 역할에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전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장처럼 작가 개인이 지닌 고유성을 끌어낼 수 있
는 이야기를 소개하는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WWNN
오주현 디렉터
WWNN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낯선 미래를 탐색하는 개관전 를 2부에 걸쳐 진행 중이다.
노상호, 듀킴, 추수 등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동시대 작가의 작업을 통해 지금의 아트 신이 주목해야 할 담론을 제기한다.
@wwnn.kr
www.wwnn.kr
WWNN에 대해 소개해주기 바란다. WWNN은 ‘What We Need Now’의 약자로, 현시대 미술 시장에서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제안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이정우 디렉터와 2인 체제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함께 공간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 큐레이터로 활 동하던 당시 이정우 작가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다 2년 전 WWNN의 기획과 운영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성향이 서로 달라 한쪽이 생각하지 못 한 부분을 상대방이 보완해주는 소통 방식이 전시 기획에 큰 도움이 된다.
WWNN이 주목하는 작가 혹은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가? 현시대에서 미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나아가 보는 이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또 작품의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해주는 본질적인 메시지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개관전 에서는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첫 전시 주제를 선정한 배경이 궁금하다. 포스트휴머니즘과 예술은 모두 인간의 영역 바깥을 탐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노테크, 정보분 석학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발맞춰 예술의 영역에서도 가상 세계를 주요 소재로 삼아 ‘신인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젊 은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개관전에서는 해당 분야에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듀킴, 노상호, 추수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자 했다.
전시 기획 단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작품이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지, 해당 주제를 대표할 수 있는 작가는 누구인지에 중점을 둔다.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전시 공간을 표방하는 만큼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이 전시를 감상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획을 선보이려 한다.
바둑 모형의 개관전 오프닝 인비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 바둑과 예술은 집중력과 창의력, 복잡한 패턴과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해당 인비테이션은 예술이라는 핵심어를 매개로 다양한 영역 간의 새로운 만남을 기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브 랜드 누데이크의 하예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제작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안재홍 작가의 국내 첫 전시가 올해 10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해외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전시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