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바람결에도 구겨지지 않을 기백을 지닌 채, 빼꼼 고개를 내미는 희망을 찾아 한 해를 살아내기 위해.
1월에 찾아가고 싶은 레스토랑 3.
두오모


어느덧 17년째 서촌 효자동에서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탈리아 가정식 레스토랑 ‘두오모’.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허기가 느껴질 때마다 의식을 치르듯 찾아가는 곳이다. 배달 음식의 자극적인 맛과 향에 질리다 못해 경각심이 들 때, 두오모의 메뉴로 천천히 입맛을 깨우면 건강한 재료가 일상을 영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깨닫는다. 새해 첫날의 점심으로는 두오모에서 매일 다르게 선보이는 ‘오늘의 메뉴’를 즐길 생각이다. 오늘의 메뉴는 전국 각지의 농장에서 수확한 신선한 재료들로 선보이는데, 색도, 형태도 저마다 다른 채소들을 눈으로 감상하며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 식사 후엔 인왕산의 산세와 경복궁의 고즈넉한 정취를 따라 서촌 일대에서 긴 산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add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6길 5 1층 instagram @hyojadongduomo
10월 19일


지난해 <흑백요리사>와 드라마 <더 베어>를 연달아 보며 잠시 파인 다이닝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철저한 기준 아래 음식 한 그릇에 셰프의 미학과 창의성을 온전히 담아내는 모습이 어딘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더 베어> 속 레스토랑 한편에서 디저트 메뉴 개발에 몰두하는 캐릭터 ‘마커스’를 보며, 제대로 만든 파인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찾은 곳이 ‘10월 19일’이다. 한식 레스토랑 ‘권숙수’의 디저트 셰프로 인연을 맺은 박지현·윤송이 파티시에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다양한 계절 식자재를 활용한 디저트 코스를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스위츠 플레이트로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킨 뒤, 적당히 허기를 달래줄 세이보리 메뉴로 입가심을 해본다. 제주 황금향과 메로골드, 군고구마, 우엉 등 제철 과일과 뿌리채 소로 완성한 올해의 겨울 코스 메뉴를 맛보며 이 계절의 미식을 한껏 음미하고 싶다.
add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77길 43 1층 instagram @1019_seoul
마다밀



계절이 그리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감각하는 것도 한 해를 잘 살아내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3백65일이라는 긴 시간을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주변을 놓치기 쉽지만, 순간순간 계절의 맛을 알려주는 요리가 있다면 더욱 생기 있게 지금을 살아낼 수 있다. 후암동에서 시작해 최근 용산으로 자리를 옮긴 ‘마다밀’은 제철 식재료로 만든 정갈한 브런치를 내어주는 곳이다. 사철마다 메뉴를 달리해 우리가 몸담은 계절을 오롯이 느끼게 한다. 올 겨울에는 ‘굴 가리비 크림 스튜’나 ‘딸기 리코타 샐러드’ 등을 선보인다. 새해에는 스스로를 잘 챙기고 주변을 돌아보며 생동하는 계절을 감각할 수 있길. 새해 첫날 마다밀에서 내어주는 산뜻하고 다정한 한 끼를 먹으면, 그 소망을 위한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add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30-10 1층 instagram @madameal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