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을 위한 안내서, 두 번째 이야기.

© Nik/Unsplash

시간이 흐르며 계속 월경량이 줄고 있어요. 나이 들며 자연스레 생기는 일인가 싶다가도 걱정돼요.

아마 제일 큰 걱정은 ‘혹시 조기폐경*이 찾아오는 것 아닐까?’일 텐데요. 조기폐경은 40세 이전에 폐경이 되는 것으로, 전체 여성의 1% 정도에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는 않아도 돼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과도한 다이어트 등을 하면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질 수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월경량이 줄어들기도 해요. 혹은 자궁 수술, 특히 임신 중단 수술을 여러 번 받았다면, 자궁 내막이 제대로 증식하지 못해서 월경량이 줄 수도 있어요.

사실 이보다 걱정해야 하는 건 출혈이 있을 때예요. 대부분의 산부인과 질환의 첫 번째 증상이거든요. 월경량이 늘거나, 그러면서 통증이 있거나, 월경이 아닐 때 부정 출혈이 있거나, 성관계 후에 피가 나거나 한다면 병원을 방문하세요.

*’월경이 닫히다’라는 뜻의 ‘폐경’은 여성으로서의 역할이 끝났다는 부정적 뉘앙스를 줄 수 있어, 최근에는 ‘월경을 마무리하다’라는 의미의 ‘완경’이라는 단어를 대신 쓰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다만 전문 지식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 이 글에서는 아직 공식 의학 용어로 쓰이고 있는 ‘폐경’을 사용하였습니다.

© Claudio Schwarz/Unsplash

조기폐경에 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사실 조기폐경보다는 조기난소부전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데요. 난소암 수술을 한 경우, 젊은 여성이 항암 치료를 한 경우 등에 찾아 올 수 있죠. 하지만 그 밖의 자연적인 조기난소부전은 대부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어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은 우리 몸을 각종 성인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호르몬은 폐경 전후로 급격하게 감소해요. 이 때문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계 전신 질환의 위험이 커지고요. 에스트로젠 조기 결핍은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기난소부전은 자연 폐경이 되는 나이인 50세 정도까지 여성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해요.

출산 관련 문제도 경험할 수 있죠. 임신을 원하는데 조기난소부전이 찾아왔다면, 예상치 못한 불임으로 마음이 많이 힘들 수 있어요. 배란이 일시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언제 임신이 될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고요. 임신을 원하는 조기난소부전 환자라면 시험관 시술을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보통은 난자 기증으로 아이를 갖는 경우가 많아요.

© Elen Sher/Unsplash

그렇다면 폐경은 늦을수록 좋은 건가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물론 심혈관계 질환이나 골다공증의 위험은 낮아지겠죠. 하지만 에스트로젠에 계속 노출되면 난소암, 자궁내막암, 유방암의 위험성은 높아질 수 있어요. 간혹 폐경 이후에 다시 월경을 해서 “회춘했다”라며 좋아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산부인과 의사로서, 이건 정상적인 배란과 월경이 돌아온 것이라기보다 폐경 이후의 비정상 출혈로 봐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같은 악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고, 위축성 질염 같은 비염증성 질환 때문에 피가 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따라서 폐경 이후에 출혈이 있다면 꼭 병원을 방문해 보세요.

© Ksenia Yakovleva/Unsplash

갱년기라 몸과 마음이 힘들 때, 건강보조식품을 먹으면 정말 도움이 될까요?

평균적으로 폐경을 경험하는 나이는 50세인데,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었어요. 30년이 넘는 시간을 건강하게 살 방법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건강보조식품은 위약-대조군 연구에서 보았을 때 결과가 부족하고 일관되지 않아서 ‘도움 된다 vs. 아니다’ 결론을 내기가 어려워요.

기본적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챙겨야 해요. 양질의 단백질과 채소 섭취를 늘리고, 너무 짠 젓갈류, 탄 음식, 훈제 음식, 고칼로리 음식은 피하는 게 좋아요.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에는 항산화 작용이 탁월한 베리류, 시금치, 케일 등을 추천합니다. 골다공증 예방에는 칼슘과 비타민 D가 필요하고요.

에스트로젠 부족으로 인한 안면 홍조, 두통, 발한, 가슴 두근거림, 우울감 등의 증상은 폐경 여성 80% 이상이 겪지만, 20~30%에서는 그 증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는데요. 이런 경우라면 병원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고, 호르몬 치료의 장단점을 평가해 안전한 호르몬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