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을 위한 안내서, 여섯 번째 이야기.

병원에서는 질염을 어떻게 치료하나요?
균 검사와 약 처방이 이루어집니다. 주로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성개매감염증) 12종 PCR 검사를 해요. 질분비물을 채취해서 검사하면 결과를 3~4일 뒤에 알 수 있죠. 보험적용이 가능해서 본인 부담금은 4만원 정도고요. 원칙적으로는 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걸 보고 약을 처방하는데요. 전문의가 칸디다성 질염 또는 세균성 질염의 특징적인 증상을 확인하면,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전이라도 대부분 적절한 약 처방이 가능해요.
세균성 질염에는 항생제를, 칸디다성 질염에는 항진균제를 사용해요. 먹는 약도 있고, 질정 또는 질크림 등을 쓸 수도 있어요. 폐경기 여성은 균이 아니라 여성 호르몬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인 위축성 질염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여성 호르몬이 치료제가 됩니다.

질염 약은 꼭 처방을 받아야만 구할 수 있나요? 약국에서 간단히 구매할 수 있는 약은 없는지 궁금해요.
원인에 따라 달라요. 칸디다성 질염에 쓸 수 있는 카네스텐 크림 등은 일반의약품이라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살 수 있지만, 세균성 질염에 쓰는 항생제는 병원 처방전을 제시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어느 쪽이든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그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으니, 병원을 먼저 방문하세요!

질염이 다른 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나요?
질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질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하면, 질에 있던 균이 방광으로 들어가 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어요. 성관계 후에 나타나서 성병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모든 방광염의 원인이 성병은 아닙니다.
또 질염에서 시작된 염증이 자궁 내막, 나팔관, 복강으로 퍼지면 골반염으로 악화할 수도 있습니다. 골반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균은 클라미디아균, 임질균 등이에요. 이런 균은 우리 몸의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상행성 감염). 골반염은 나중에 만성 골반통이나 심하면 불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염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질유산균이 질염 예방에 실제로 도움이 될까요?

질유산균 제품에는 질내유익균이 포함되어 있어서, 적절한 산도를 유지하고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는 등 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질염 치료 후 재발률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하지만 어떤 옷을 입는지, 위생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등의 습관과 성생활 패턴, 호르몬 상태 등에 따라 효과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어요.
또 질유산균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질염 예방책이니, 균이 발견되었다면 치료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유산균이 항생제나 항진균제를 대체할 수는 없어요. 모든 건강식품은 공인된 기관의 인증을 받은 것으로 선택하고, 권장복용량 이상으로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해 주시고요. 덧붙여 질염 치료 등으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시간 간격을 두고 질유산균을 먹어야 한답니다. 항생제가 타겟하는 균과 함께 유산균도 파괴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