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클리코(Madame Clicquot)의 정신적 유산을 이어받아
대담성의 대명사가 될 미래의 여성들을 기다리며.
각자의 분야에서 독자적 길을 나아가며
리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온 한국의 여성 기업인 5인이 뵈브 클리코의
‘볼드 우먼 디너’를 통해 전한 리더십 철학.

볼드 우먼 디너를 즐기며 함께 잔을 맞댄 여성 기업인들.

성별이 사회 내 역할과 직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던 1805년, 세상을 떠난 남편 대신 회사를 경영하기 시작한 여성. 배제와 차별을 스스로 돌파하며 뵈브 클리코를 이끈 마담 클리코의 대담한 기업가 정신은 현대 여성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를 기리기 위해, 뵈브 클리코는 여성 기업가를 조명하고 그들의 교류와 연대를 돕는 글로벌 플랫폼 ‘볼드 바이 뵈브 클리코(Bold by Veuve Clicqout)’를 마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1972년부터 우수한 여성 기업인을 선정하는 ‘볼드 우먼 어워드’를 개최하고, 다양한 분야의 여성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험과 조언을 주고받는 ‘볼드 우먼 디너’를 진행하는 등 여성의 사회활동에 힘을 싣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볼드 우먼 디너가 열린 레스토랑 ‘꼴라쥬’ 전경.

지난 4월 말, 한국의 여성 리더들과 함께하는 ‘볼드 우먼 디너’가 레스토랑 ‘꼴라쥬’에서 열렸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손기연 MCK 퍼블리싱 대표,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 한영아 애술린 코리아 대표이사,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가 참여한 이 식사 자리에서는 뵈브 클리코의 샴페인 6종이 13가지 요리와 페어링되어 그 풍미를 더했다. 특히 공식 출시에 앞서 선보인 ‘라그랑 담 2018’은 라임과 유자를 비롯한 시트러스 과일과 흰 꽃의 향이 어우러지고 페이스트리 뉘앙스가 더해진 샴페인이다. 올리브 파우더를 곁들인 문어 요리, 감자 퓌레와 캐비아를 올린 한우 타르타르 등 차가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음식과 뛰어난 궁합을 보였다.

라임과 유자, 인동초 등의 향이 어우러진 ‘라 그랑 담 2018.’
‘라 그랑 담 2018’과 궁합이 좋은, 감자 퓌레와 캐비아를 올린 한우 타르타르.
올리브 파우더를 뿌려 마무리한 문어 요리.

이날 5명의 여성 리더는 저마다 ‘여성 리더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했다.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는 2018년에 열린 국내 첫 볼드 우먼 어워드의 수상자로, 1993년 뷰티 브랜드 클리오(Clio)를 창업해 ‘혁신 DNA’를 기반으로 도약을 거듭했다. 그는 여성 커리어의 흐름을 폭넓은 관점으로 바라본다. “젊은 여성 직장인들은 대체로 자기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업무 능력을 높이는 데 힘쓴다. 하지만 30대가 되고 10여 년의 경험을 쌓은 뒤 리더의 역할을 맡기 시작하면, 다른 역량을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 처음으로 리더의 지위에 오른 여성에게, 이전부터 추구해온 ‘전문성’은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이다. 이때부터 중요한 건 본인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가 장애물을 뛰어넘도록 하는 것이다. “팀원들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소통하며, 어떤 태도로 그들을 육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개개인의 속도를 적절히 조율해주는 ‘매니지먼트’ 능력과 조직을 결속력 있게 이끌어가는 ‘리딩’ 능력을 겸비한 리더는 동일한 팀원들이 주어지더라도 보다 멋진 팀을 만들어낼 수 있고, 리더 본인도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리더에게 성별은 한계가 되지 않는다. 현재 클리오 임원의 8명 중 7명이 여성이다.

손기연 MCK 퍼블리싱 대표.

1937년 프랑스에서 탄생했으며 1993년부터 한국에서 출간하기 시작한 패션 매거진 <마리끌레르> 발행인인 손기연 MCK 퍼블리싱 대표도 리더에게는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본인의 이름을 내건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는 개인의 창의성을 내보이는 ‘스페셜리스트’다. 하지만 연차와 경력을 쌓은 뒤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갖춘 팀원들이 모인 조직에서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기반으로 한 신뢰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리더에게는 조직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팀원을 다그칠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지 않나.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상충하는 의견을 함께 조율하며 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믿음으로 단단히 뭉친 조직은 하나의 산업군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나갈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때 ‘지구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직의 정체성과 핵심 가치를 계속 표현하는 것이 일회적으로 큰 성과를 내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뚝심 있게 해나가는 발자취는 조직이 한순간 반짝이기보다 오래도록 빛나게 한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미술, 건축, 패션, 럭셔리 브랜드 등을 다루는 아트 북을 출판해온 애술린(Assouline)이 2012년 한국 부티크를 오픈하며 취임한 한영아 대표이사. 그는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분야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지만, 대부분의 마케팅 종사자와 사뭇 다른 방식을 택해왔다. “패션계에서 일한 적이 있어 파리나 뉴욕의 레스토랑을 비롯한 럭셔리 F&B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다. 이 점이 클라이언트와 소통하고 관계를 돈독히 쌓아갈 때 도움이 된다. 보편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초반엔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나만의 전략이 되어주었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안정적인 길이 있더라도 그대로 따르지 않는 것. 주변에 휩쓸리는 대신 자신이 특화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 ‘나다움’에 충실하는 태도는 리더십이 개성 있는 형태로 나아가게 한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

한편, 핀다(Finda)의 이혜민 대표는 대출 관련 정보의 비대칭성을 개선하기 위해 네 번째 창업을 했다. 10년간 핀다를 운영해온 그가 지향하는 리더십은 기업의 설립 목적과 관련이 있다. “핀다는 내가 풀고자 한 문제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우리 팀에 주어진 일들을 해내지 못하면 회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으니, 리더로서도 문제 해결을 중시한다.” 스타트업인 만큼, 핀다에는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인재가 근무한다. 팀원들이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담한 태도가 필요하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하는 직장인이 많아진 듯하다. 물론 좋은 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두려움 없이 시도하고, 화끈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미래의 리더로 성장해가기를 바란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려고 했나?’라는 질문을 동력 삼으면서 말이다.”

제3회 볼드 우먼 어워드 수상자이자 유가공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꼽히는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2009년 매일유업에 합류해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써온 그가 강조하는 리더의 자질도 초심과 맞닿아 있다. “진정성이 중요하다. 새로운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지적 호기심,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열정과 집념을 품은 채 정진하는 것이다. 이런 리더라면 본인의 리더십을 자연스럽게 인정받을 수 있다.” 진심 어린 리더십은 존중받기 마련이고, 이는 성별과 무관하다. “예전에는 여성 리더의 성별 자체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의 여성 리더는 더 이상 소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범위를 ‘여성’이라는 단어로 한정 짓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오늘날의 리더십은 젠더보다 ‘제너레이션’, 세대에 대한 고민을 더욱 필요로 한다. 다른 문화를 향유하는 젊은 세대 팀원들을 어떻게 하나의 조직으로 결속할 것인가. 그게 오늘날 리더들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디너 시작 전, 5인의 여성 기업인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볼드 우먼 디너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뵈브 클리코 샴페인.

치열한 삶의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리더십은 내일의 리더들에게 분명한 영감이 된다. 서로 다른 분야에 있지만 여성 리더라는 같은 역할을 가진 기업인들이 함께한 볼드 우먼 디너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을 거듭하며 조직을 이끌어온 여성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시간이었다. 마담 클리코의 정신적 유산을 이어받아 대담성의 대명사가 될 여성들이 더 많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