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늘어지는 오후의 빛, 이제는 조금 미지근해진 바람 사이로 여름의 끝이 느껴진다.
7인의 사진가에게 가장 뜨겁고, 찬란했던 여름 끝 풍경을 받았다.
사랑하는 여름 음악과 함께.

Yoon Song Yi

Yoon Song Yi

나의 여름 | 여름 나라의 밤 풍경. 예측 불가능한 날씨만큼이나 나의 생각들도 한없이 움직이던 어느 여름날의 밤.

여름 음악 | Kool & The Gang ‘Summer Madness’

내가 사랑한 여름 | 부쩍 길어진 해의 시간. 뜨거운 만큼 상상만 해도 시원해지는 것들. 짙은 초록과 빗방울. 여름이 가져다주는 고유의 일상을 사랑한다.

Nikolai Ahn

Nikolai Ahn

나의 여름 | 여름 끝 무렵에 친구들과 계곡에 놀러 간 적이 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찬 계곡물에 뛰어든 친구의 모습을 포착했다.

여름 음악 | 이광조 ‘즐거운 인생’

내가 사랑한 여름 | 뜨거운 낮의 해가 누그러드는 시간. 어느 날은 따뜻한 색으로, 또 어떤 날은 차가운 색으로 세상이 물들 때 여름은 가장 근사한 빛을 그려낸다.

Kim Hyeong Sang

Kim Hyeong Sang

나의 여름 | 우연히 버스 창문을 통해 마주친 사람. 밖은 한여름, 숨이 막히도록 덥지만 버스 안은 정반대의 계절이겠지?

여름 음악 | NAO ‘Girlfriend’

내가 사랑한 여름 | 가혹할 정도의 더위가 이어지다 억눌린 감정이 폭발하듯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는 기묘하고도 근사하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소나기 덕분에 뜨거운 열기도, 매미의 선명한 울음소리도 잠시 사그라든다. 비가 그친 후찾아오는 잠시의 정적과 고요를 사랑한다.

Lee So Jung

Lee So Jung

나의 여름 | 작년 8월,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날이 너무 뜨거워 웅크리고 걷기만 하다가 무심결에 찍은 사진인데, 인화하고 보니 빛의 플레어가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여름 음악 | Arooj Aftab & Khruangbin ‘raat ki rani(Khruangbin Remix)’

내가 사랑한 여름 | 생각나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 하고 싶은 말은 없는 주제에 자주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계절.

Lim Yoo Keun

Lim Yoo Keun

나의 여름 | 오랜만에 맞은 휴일에 연희동으로 커피 한잔 마시러 나가는 길이었다. 날은 무척이나 뜨거웠는데, 차 앞 창문과 보닛에 비친 하늘이 너무나 파랗고 시원해 보였다. 그 장면을 꼭 찍고 싶어 부랴부랴 집에 있는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포착한 순간이다.

여름 음악 | 고요한 여름밤엔 Red Hot Chilli Peppers ‘Californication’, 에너제틱한 여름낮엔 Bibi Flash ‘Histoire d’1 soir(Bye bye les galères)’

내가 사랑한 여름 | 나는 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여름의 끝을 가장 사랑한다. 뜨겁게 내리쬐던
해가 넘어갈 때쯤 즐기는 소월길 드라이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 취미다.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차 창문을 다 열고, 한껏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운전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매년 여름마다 더 바쁘고 열심히 일해서 그런지, 길어진 여름이 끝나갈 무렵 은근슬쩍 코끝에 시원한 바람이 닿는 그 순간을 언제나 기다린다.

Bae Jun Seon

Bae Jun Seon

나의 여름 | 베트남 출장 중 방 안으로 햇살이 드는 장면을 찍은 컷.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의 빛이 방 안까지 채워지는 모습이 순간 근사하게 느껴졌다. 여름이 그리울 때면 꺼내보는 사진.

여름 음악 | 산울림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내가 사랑한 여름 | 가을과 맞닿은 여름의 끝은 특히 일출과 일몰의 순간들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진다. 음식, 팥빙수를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여름이 좋은 이유 중 하나.

Kim Sin Ae

Kim Sin Ae

나의 여름 | 작년 8월 2일.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촬영이 끝나고 날이 넘어가는 게 아쉬워서 집까지 냅다 뛰어가던 중 잠실대교 위에서 마주한 초록빛 풍경. 마음이 확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여름 음악 | Arcade Fire & Owen Pallett ‘Song on the Beach’

내가 사랑한 여름 | 취미가 산책인데, 여름엔 특히 유독 밤 산책을 즐기는 편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여름밤을 유독 사랑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