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과 남산 사이에 자리한 작은 동네 후암동, 그 속에는 놀랍도록 개성 있고 감각적인 공간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가볼 만한 네 곳을 소개해드립니다. 

자키러브

업체 제공
업체 제공

후암동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신상 카페를 꼽으라면 단연 자키러브입니다. 회색빛 미니멀 외관과 달리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우드톤과 컬러감 있는 의자가 반겨주는데요. 빈티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LP 음악이 공간에 아날로그적 온기를 더합니다. 특히 이곳은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어 아침 일찍 카페를 방문하고 싶은 이들이 환영할 테죠. 여행하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러 보세요. 햇살이 깊게 내려앉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독서하기에 그만입니다. 테라스에는 담쟁이덩굴이 풍성하게 드리워져 있어 운치를 더해줍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후암로40길 3

븨세스바게리

@vi.ses.bageri
@vi.ses.bageri

후암동을 걷다 보면 문득 고소한 빵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데, 그 출처가 바로 븨세스바게리입니다. 덴마크어로 ‘또 봐요’라는 뜻을 가진 이곳의 이름처럼 한 번 방문하면 자꾸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포카치아와는 달리 버섯, 호박, 꼴뚜기, 새우 등 예기치 못한 재료를 조합해 풍성하고 이국적인 맛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포카치아로 만든 샌드위치 또한 인기가 높아 간단한 브런치로 즐기기에도 제격이죠. 에이드, 커피, 맥주 등 음료 구성도 충분해 조합의 폭이 넓습니다. 특히 동네 러너들이 러닝 후 들르는 장소로도 유명할 만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미 사랑받는 곳입니다. 단, 운영 시간이 오후 3시까지로 짧으니 아침이나 점심 즈음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1가길 3

샤워

@shower199sqm
@shower199sqm

조용한 골목을 걷다 보면 의외의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갤러리 겸 프로젝트 스페이스 샤워입니다. 2023년 문을 연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작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커뮤니티형 갤러리를 지향합니다. 후암동 특유의 로컬 정서와 어우러지며 신선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하죠. 신진부터 중견까지 다양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작품의 의도와 공간의 해석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전시 기획이 섬세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갤러리가 있을 것 같지 않은 후암동의 작은 골목에 자리한 덕분에, 이곳을 찾았을 때 느껴지는 발견의 기쁨 또한 특별합니다. 예술과 가까워지고 싶은 하루 혹은 잔잔한 영감을 얻고 싶은 순간에 꼭 들러 보시기 바랍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 61 지하

온택

@on.tac
@on.tac

날씨가 추워지는 만큼 온택에서 따끈한 오차즈케 한 그릇을 추천합니다. 일본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고즈넉한 목재 골조가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오래된 건축의 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지나온 시간의 공기가 은은하게 배어 있습니다. 메뉴는 우메보시·명란·연어 등 다양한 오차즈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특히 두툼하게 구운 연어가 올라간 연어 오차즈케가 대표 메뉴입니다. 따뜻한 차를 부어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깔끔하면서도 깊은 고소함이 입안을 감싸며 겨울에 더욱 잘 어울리는 맛을 선사합니다.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니 여유 있게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후암로 30-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