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차 발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 주도.

이번 발사의 목표는?
첫 민간 주도로 만들어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총 13기의 위성을 싣고 다시 우주를 향해 날아오릅니다. 발사 시각은 오전 0시 55분 전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비행의 목적은 고도 약 600km 상공에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올려놓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로켓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2013년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하늘로 올라간 이후, 우리는 독자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갖기 위해 꾸준히 도전해 왔습니다. 그 결과 2021년 등장한 것이 바로 누리호입니다. 모든 엔진과 구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한 순수 한국형 발사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이번 4차 발사는 국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 우주개발 시대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입니다.

26일, 누리호는 전날 아침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무인 이동 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발사대로 이동했습니다. 비 예보로 1시간 넘게 일정이 늦춰졌지만 다행히 날씨가 안정되면서 오전 9시에 이송을 시작했고, 약 1.8km를 1시간 40여 분에 걸쳐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오후에는 발사대에 세워지고 고정 작업을 마쳤으며, 이후 연료 공급과 기밀 점검 등 마지막 점검이 이어졌습니다.
발사를 하루 앞둔 26일에는 연료와 전기 계통을 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을 마지막으로 확인합니다. 연료 주입은 발사 4시간 전부터 시작합니다. 케로신(등유)과 액체산소가 채워지고 나면 기립 장치를 제거해 로켓은 비로소 발사만을 기다리는 상태가 됩니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자동운용 프로그램(PLO)이 작동하고, 1단 엔진이 충분한 추력(약 300t)에 도달하면 고정장치가 풀리며 이륙하게 됩니다.

누리호의 여정
누리호의 비행 과정은 매우 정교합니다. 이륙 후 약 2분이 지나면 1단 로켓이 분리되고, 4분 32초 후에는 2단이 떨어져 나가며 3단 엔진이 점화를 시작합니다. 고도 600km에 도달하는 데까지 약 13분이 걸리며, 이 시점부터 위성 분리가 차례대로 진행됩니다. 먼저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궤도에 놓이고, 이후 큐브위성 12기가 2기씩 약 20초 간격으로 분리됩니다.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시간차를 두는 방식입니다.
모든 위성이 분리되면 누리호는 남은 연료를 배출하고 충돌을 피하는 회피 기동을 진행합니다. 이후 궤도를 돌다 지구 중력에 끌려 대기권에서 소멸하게 됩니다. 공식 성공 여부는 주탑재위성이 목표 궤도(고도 600km ±35km / 경사각 97.7~97.9도)에 정확히 안착하는지로 판단하며, 부탑재 큐브위성 12기까지 정상적으로 안착하면 부차적 임무도 성공으로 기록됩니다. 결과는 발사 약 1시간 20분 후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번 발사는 단순한 실험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항우연이 개발과 운용을 전담해 왔지만, 이번 4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주도했습니다. 우주 기술이 점차 민간으로 이양되는 변화의 순간인 것이죠. 발사 운용 자체는 항우연이 맡지만 한화 엔지니어들이 준비 과정에 함께 참여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직접 습득하는 방식입니다.
누리호는 아직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 로켓입니다. 하지만 매번의 발사마다 더 멀리, 더 안정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언젠가 달 탐사선과 심우주 탐사선까지 보내는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