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교토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찰과 장인의 손길, 수백 년의 시간을 이어온 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오래된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느림의 미학 속에서 한 템포 쉬어 가기 좋은 여행지이기도 하죠. 이러한 교토 고유의 매력은 도시 곳곳의 바에도 자연스럽게 스며 있습니다. 고요한 밤, 교토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바를 모아 소개합니다.
스토리텔링의 묘미가 있는 바, 비즈 니즈(BEE’S KNEES)




이곳은 첫인상부터 흥미롭습니다. ‘The Book Store’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문은 언뜻 서점처럼 보이지만, 문을 여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죠. ‘꿀벌의 무릎(BEE’S KNEES)’이라는 재치 있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미국 금주법 시대의 스피크이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바입니다. 공간 역시 1920~30년대 뉴욕의 비밀스러운 바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죠.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도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 바 애호가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죠. 유자와 말차를 비롯한 교토의 로컬 식재료와 일본 증류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창의적인 칵테일을 선보이며, 특히 메뉴마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있어, 첫 잔은 시그니처 칵테일로 시작해 보길 추천합니다. 1990년대 힙합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교토의 이야기를 담은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운영 시간: 18:00 ~ 1:00 (일요일 휴무)
주소: 604-8024 Kyoto, Nakagyo Ward, Kamiyacho, 364 マツヤビル 1F
마술과 칵테일이 공존하는 환상의 공간, 레스카모퇴르(L’Escamoteur)


교토에서 색다른 자극이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바입니다. ‘레스카모퇴르’는 프랑스어로 ‘마술사’를 뜻하는데요. 그 이름처럼 프랑스 출신 바텐더이자 마술사인 크리스토프 로시는 ‘마술’을 콘셉트로 한 크리에이티브한 바를 완성했습니다.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공간을 넘어, 마술과 연극적인 요소가 결합된 하나의 공연장에 가까운 곳이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소파와 오래된 약병, 앤티크한 소품들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19세기 연금술 연구실과 스팀펑크 세계관을 결합한 듯한 인테리어는 교토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독보적인 무드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이곳의 바텐더들은 연기와 향을 피워 올리거나 불꽃을 활용하는 등 마술적인 연출을 통해 칵테일을 완성합니다. 상상력과 퍼포먼스가 완성도 높게 어우러진 바인 만큼, 이색적인 경험을 찾고 있다면 꼭 방문해 보길!
운영 시간: 19:00 ~ 1:00 (목요일 휴무)
주소: 138-9 Saitocho, Shimogyo Ward, Kyoto, 600-8012
클래식의 정수를 담은, 바 락킹 체어(Bar Roching Chair)





바 락킹 체어는 고요하고 정적인 교토의 미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바입니다. 조용한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한 이곳은2009년 오픈한 이후 교토를 대표하는 클래식 칵테일 바로 꾸준히 사랑받아왔죠. 여러 미식 가이드에서도 꼭 방문해야 할 바로 손꼽히며,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은 곳입니다. 아름다운 정원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짙은 우드 톤과 은은한 조명, 벽난로가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합니다. 좌석은 20여 석 남짓이라 주말에는 어느 정도 웨이팅을 감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흰 셔츠와 검은 베스트를 갖춰 입은 바텐더들의 클래식한 서비스, 일본 특유의 절제된 응대, 정교한 칵테일 메이킹을 차분히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입니다. 첫 잔은 제철 과일이나 교토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시그니처 칵테일로 시작해 보세요. 이후에는 마티니, 올드 패션드처럼 기본기가 탄탄한 클래식 칵테일도 놓치지 않길 추천합니다.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완성한 품격 있는 클래식 바의 정수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꼭 들러보길.
운영 시간: 17:00 ~ 1:00 (화요일 휴무)
주소: 434-2 Tachibanacho, Shimogyo Ward, Kyoto, 600-8044
1970년대 오픈한 노장의 재즈 킷사, 로쿠데나시(Rokudenashi)



로쿠데나시는 거의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지나온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킷사입니다. 재즈 드러머인 나오히사 요코타가 1978년부터 시작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발의 노장인 그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 이 공간을 지키며 주옥같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가 수십 년 동안 모아온 방대한 LP 컬렉션을 바탕으로 매일 음악을 선곡하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이 공간의 주인은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죠. 로쿠데나시는 번역하자면 ‘쓸모없는녀석’ 정도의 뜻을 가진 단어로, 약간의 위트와 삐딱함을 담고 있지만 이곳은 일본 재즈 문화, 음악에 대해 진심인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스키와 커피를 둘 다 즐길 수 있으며, 낮부터 늦은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도 큰 장점이죠.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시네마적인 공간 속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시간을 보내 보시길!
운영 시간: 15:00 ~ 2:00
주소: 600-8012 Kyoto, Shimogyo Ward, Saitocho, 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