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녹아내릴 것만 같은 무더위가 쏟아진 8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음악 차트에는 유수의 앨범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본인의 이니셜을 첫 솔로 앨범명으로 내세운 재현부터 힙합과 케이팝의 장르를 버무린 엔믹스, 본격 컨트리 뮤지션으로 발걸음을 내딘 포스트 말론 그리고 1990-2000년대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죠지까지. 8월의 신보 중 마리끌레르 에디터가 직접 추천하는 곡을 감상해 보세요.


스스로를 담아낸 첫 솔로 앨범, 재현의 <J>

NCT 재현의 감미롭고 부드러운 음색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환호할 만한 소식이 8월에 찾아왔습니다. 재현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첫걸음을 떼는 첫 정규 앨범 <J>를 발표한 것인데요. 해당 앨범에 대해서 재현은 “노을이 지는 늦은 오후부터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까지 듣기 좋은 앨범”이라고 표현하며 칠한 분위기에서 듣기 편안한 곡들을 선보였죠. 본인의 이니셜을 내세운 앨범인 만큼 해당 앨범에 본인의 색깔을 많이 담아낸 것이 느껴지는데요. 특히 재현의 순수한 마음을 가사에 읊어낸 ‘Dandelion’은 그가 뿜어내는 보컬의 매력에 감탄을 자아내는 곡입니다.


힙합과 케이팝의 브릿지, 엔믹스의 <Fe3O4: STICK OUT>

현시점 음악씬에서 리스너나 아티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씬을 넓혀줄 스타의 탄생입니다. 엔믹스(NMIXX)의 미니 앨범 3집 <Fe3O4: STICK OUT>이 바로 씬의 확장을 꾀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앨범인데요.

래퍼 키드밀리, 바밍타이거(Balming Tiger)의 오메가 사피엔과 머드 더 스튜던트처럼 힙합 장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한 앨범으로 힙합 장르와 케이팝 장르의 믹스팝(mixxpop)을 선보였죠. 특히 키드밀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SICKUHH’에서는 멤버들의 탄탄하면서도 쫄깃한 랩 실력에 적잖이 놀랄지도 모릅니다. 힙합 장르에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과감하게 가미한 해당 앨범은 엔믹스의 새로운 챕터를 열어줄 뿐만 아니라 장르 간의 활발한 크로스오버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컨트리는 이 맛에 듣지, 포스트 말론의 <F-1 Trillion>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음악 차트로 돌아왔습니다. 다만, <Stoney>같은 힙합 앨범이나 <AUSTIN> 같은 팝 앨범이 아닌 컨트리 뮤직으로 가득 채운 앨범 <F-1 Trillion>을 들고 나타났는데요. 포스트 말론은 2015년에 ‘WHEN I TURN 30 IM BECOMING A COUNTRY/FOLK SINGER(내가 서른 살이 되면 컨트리/포크 싱어가 될 거야)’라는 트윗을 남기며 컨트리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가 있습니다. 최근 포스트 말론은 통기타와 카우보이 햇, 트러커 캡, 체크셔츠와 함께 모습을 비쳤기에 그의 컨트리 행보가 크게 놀랍지는 않았죠.

이번 앨범에서는 최근 컨트리 장르에서 각광받고 있는 모건 웰런(Morgan Wallen), 젤리 롤(Jelly Roll)이나 레전드 컨트리 뮤지션인 돌리 파튼(Dolly Parton), 행크 윌리엄스 주니어(Hank Williams, Jr.)를 한 앨범 안에 모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다소 어두웠던 기존 곡들과는 다르게 밝고 흥겨운 분위기의 곡들로 가득한 <F-1 Trillion>에서 포스트 말론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본인의 보컬을 컨트리 음악 위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죠지가 말아주는 리메이크 김밥, 죠지의 <gimbap>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 담백함만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죠지의 음악은 마치 꼭 필요한 재료들만 넣고 돌돌 말아낸 김밥과도 닮아있습니다. 죠지가 좋아하는 1990-2000년대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앨범 <gimbap>은 죠지의 음악 취향을 가득 담아낸 ‘죠지표 김밥’이죠. 클래지콰이의 ‘romeo n juliet’, 얼바노의 ‘내 탓이지 뭐’, 이수훈의 <늑대의 유혹> OST ‘고백’, 봉태규가 시트콤 논스톱에서 부른 ‘처음 보는 나’, 유재하의 ‘내마음에 비친 내 모습’, 이적의 ‘rain’을 리메이크한 죠지의 <gimbap>을 듣다 보면 1990-2000년대 사이의 노스텔지어에 잠긴 본인을 마주할 테죠. 마리끌레르 에디터는 유라의 독특한 음색과 죠지의 담백한 보컬의 조화가 매력적인 2024년 버전 ‘romeo n juliet’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