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플레이리스트도 겨울옷을 입어야 할 때죠. 영원한 클래식부터 세련된 팝, 그리고 감성적인 재즈까지. 미리 듣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200% 충전해 줄 캐럴 앨범 4장을 소개합니다.

캐럴의 바이블, 머라이어 캐리 [Merry Christmas]

@mariahcarey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공식 신호탄’과도 같은 앨범이죠. 발매된 지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머라이어 캐리의 [Merry Christmas] 없는 연말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전주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불멸의 히트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물론이고, 머라이어 캐리 전성기 시절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소울풀한 감성이 담긴 ‘O Holy Night’, ‘Santa Claus Is Comin’ to Town’ 등 수록곡 하나하나가 거를 타선 없는 명곡들입니다. 단순히 신나는 댄스 곡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스펠과 R&B가 절묘하게 조화된 이 앨범은 화려한 파티의 배경음악으로도, 혼자만의 설렘을 즐기는 시간에도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포근한 재즈 선율, 빈스 과랄디 트리오 [A Charlie Brown Christmas]

@vinceguaraldimusic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캐럴보다는 따뜻한 코코아 한 잔과 함께할 아늑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이 앨범을 추천합니다. 빈스 과랄디 트리오의 [A Charlie Brown Christmas]는 애니메이션 <피너츠>의 사운드트랙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자체로 재즈 역사에 남을 명반으로 손꼽힙니다.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듣기 좋은 ‘Christmas Time Is Here’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듣는 순간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Linus and Lucy’의 경쾌한 피아노 터치는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따스하게 데워주는 마법 같죠.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스며드는 재즈 선율 덕분에 홈 파티의 배경 음악으로 틀어두기에 가장 좋은 앨범이기도 하죠. 

겨울의 목소리, 김동률 [kimdongrYULE]

@yulmonologue

찬 바람이 불면 조건반사처럼 생각나는 목소리가 김동률입니다. 앨범 타이틀 [kimdongrYULE]은 자신의 이름과 ‘Yule(크리스마스 계절)’을 합친 위트 있는 제목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음악의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유학 시절 오케스트라 편곡부터 녹음까지 공을 들여 탄생시킨 이 앨범은 한국형 캐럴 앨범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타이틀곡 ‘Replay’를 비롯해 ‘크리스마스 선물’, ‘한 겨울밤의 꿈’ 등 수록곡들은 김동률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와 웅장한 현악 사운드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시원한 사이다 보컬, 켈리 클락슨 [When Christmas Comes Around…]

@kellyclarkson

고구마 같은 일상을 뚫어줄 시원한 가창력이 필요하다면 켈리 클락슨의 앨범을 강력 추천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디바답게 켈리 클락슨은 탄탄한 보컬과 트렌디한 사운드로 꽉 채운 현대적인 캐럴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앨범은 이별 후에도 당당하게 홀로 크리스마스를 즐기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Christmas Isn’t Canceled (Just You)’처럼 위트 있고 주체적인 가사가 매력적입니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함께 호흡을 맞춘 ‘Santa, Can’t You Hear Me’는 두 디바의 환상적인 화음과 폭발적인 성량이 어우러져 듣는 내내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죠. 뻔한 캐럴이 지겨워졌거나 드라이브를 하며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이 앨범을 선택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