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로제의 수상은 아쉽게 불발되었지만, 로제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습니다.
그래미로 향한 K팝

K팝의 역사는 새로이 쓰이고 있습니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기점으로, K팝은 글로벌 음악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APT.’와 ‘Golden’을 통해 K팝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블랙핑크 로제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들은 2026년 2월 2일에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려 K팝의 글로벌 행보에 정점을 찍었는데요. 특히, 로제는 K팝 뮤지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의 제너럴 필드(본상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수상 부문에 이름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죠. 이는 K팝이 그래미 어워즈의 본상 수상에 본격적으로 맞닿은 순간이었습니다.
로제의 수상 불발
로제는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그리고 브루노 마스와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상까지 총 3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아파트 신드롬’의 파급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K팝 솔로 뮤지션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의 본식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며 의미 있는 순간을 남겼습니다. K팝 뮤지션이 그래미 어워즈의 본상에 도전하는 것은 로제가 최초이기 때문에 이번 시상식은 앞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는데요.


하지만, ‘올해의 레코드’ 상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와 시저(SZA)의 ‘luther’가, ‘올해의 노래’ 상은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WILDFLOWER’가 수상하면서 로제의 본상 수상 도전은 아쉽게 불발되었습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는 최고의 콤비로 사랑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서도 영화 ‘위키드 2’ 콤비인 신시아 에리보(Cynthia Erivo)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Defying Gravity’에 밀려 수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로제의 첫 그래미 수상은 불발되었으나, K팝 솔로 아티스트가 그래미 본상에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는 K팝 역사에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죠.
케데헌이 쏘아올린 K팝 사상 첫 그래미

올해의 그래미 어워즈가 K팝 역사에서 어느 때보다 특별한 시상식으로 기억될 이유는 로제뿐이 아닙니다. K팝을 소재로 제작한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 사상 최초로 그래미 수상의 영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인 ‘Golden’은 영화나 TV, 비디오 게임 등 시각 매체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의 작곡가에게 수여하는 ‘베스트 송 뤼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수상의 쾌거를 품에 안았는데요.
‘Golden’의 작곡에 참여한 이재, 테디 24, 아이디오 등은 K팝 작곡가·프로듀서로는 최초로 그래미를 수상해 K팝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Golden’의 그래미 수상은 K팝이 그래미 어워즈의 문턱을 넘으며 장르를 확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많은 해외 언론이 이를 주목했죠. 앞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래미 어워즈뿐만 아니라, 지난 1월에 열린 골든 글로브 어워즈에서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면서 세계를 무대로 ‘케데헌’의 파급력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의 인정을 받는 K팝
K팝은 이미 하나의 독보적인 장르로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나 빌보드 차트 진입과는 별개로 K팝은 그래미 어워즈와 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섯 번이나 그래미 어워즈의 수상 후보로 올랐던 BTS가 단 한번도 수상하지 못했던 순간들에는 그래미 어워즈가 K팝 뮤지션들의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고 K팝을 홀대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었죠. 이후 K팝 뮤지션들이 세계를 무대로 그들의 음악을 널리 알리고 있는 현재, 그래미 어워즈는 K팝이라는 장르가 음악사에 남긴 발자취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K팝 여성 솔로 뮤지션으로서 최초로 본상에 도전한 로제, K팝 사상 최초로 그래미를 수상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램 어워즈가 K팝을 하나의 흐름이자 동시대 음악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와도 같죠.
그래미의 문 앞에 선 K팝. 이번 시상식은 그 문이 처음으로 열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시상식 이후로 그 너머의 문을 활짝 열게 될 주인공은 누가 될지 주목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