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군 제복에서 유래한 더블브레스티드 코트, ‘리퍼(reefer)’가 돌아왔다. 단정하게 각진 어깨선과 동그란 금장 단추, 네이비 혹은 카키가 주를 이루는 컬러 팔레트까지 뭐 하나 클래식하지 않은 구석이 없기에 리퍼 코트는 사실 트렌드와 무관하게 사랑받는 아이템 중 하나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이 친근한 아이템을 로맨틱하게 혹은 로큰롤 무드로 변주하며 신선한 스타일링 방법을 제시했다. 니나 리치는 낙낙한 울 리퍼 재킷에 하늘하늘한 시스루 레이스 스커트를 받쳐 입고 스틸레토 힐을 신어 고혹적인 여성미를 부각시켰고, 디스퀘어드2 듀오는 금장 프린트를 장식한 소매로 제복 특유의 느낌을 강조한 리퍼 코트에 튜브톱 드레스, 타투 패턴 타이츠를 더해 펑키한 룩을 선보였다. 바닥에 끌릴 만큼 긴 리퍼 코트와 여릿여릭한 실크 블라우스, 와이드 팬츠를 조합한 클로에의 오프닝 룩 역시 근사했다. 리퍼 코트 고유의 중성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마이클 코어스 쇼를 참고해도 좋겠다. 코트와 같은 색의 네이비 니트 스웨터에 화이트 셔츠를 받쳐 입고 단정한 카프리 팬츠에 브로그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니까. 고전 영화에 등장할 법한 빈티지풍 리퍼 코트 소매에 퍼로 포인트를 준 구찌의 아이디어 역시 참신했다.
자, 유행을 타지 않는 리퍼 코트 하나면 이토록 스타일링 방법이 무궁무진하니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취향에 따라 고르는 일만 남았다.